포스코·SK텔레콤은 15개 항목 모두 준수…영풍은 1개만 준수
상장사 지배구조 권장항목 준수율 평균 53%에 그쳐
올해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에 의무화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대상 기업들이 권장 사항 15개 핵심지표 중 절반 정도만 준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공시한 161개사는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항목 중 평균 8.01개(53.4%)를 준수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지배구조 15개 핵심지표는 투명한 기업지배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장려하는 사항들이다.

의무 공시 대상인 코스피 상장사 161개사는 이날까지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공시하면서 15개 핵심지표의 준수 여부를 'O, X'로 표기해야 한다.

공시 기업별로 보면 영풍은 15개 항목 중 '내부감사기구에 회계 전문가 존재'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14개 항목을 준수하지 않는다고 공시했다.

이어 다우기술은 2개 항목만, 영원무역홀딩스와 대상홀딩스는 각각 3개 항목만 준수한다고 보고했다.

또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 등은 각각 4개 항목만 준수하고 현대모비스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등은 각각 5개 항목만 준수하는 것으로 공시했다.

이에 비해 포스코와 SK텔레콤은 15개 항목을 모두 준수한다고 보고했으며, 삼성전자는 '집중투표제 채택', '전자투표 실시',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실시' 등 4개 항목을 뺀 11개 항목을 준수한다고 공시했다.

또 한국전력공사·한국가스공사·지역난방공사 등 공기업과 포스코인터내셔널·KT&G·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풍산 등도 준수 항목이 12개로 비교적 많은 편에 속했다.

한편 한솔홀딩스, 한솔제지, 동아쏘시오홀딩스, 동아에스티 등 8개사는 의무공시 대상이 아니지만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자율 공시했다.

15개 핵심지표 중 이사회 관련 항목은 ▲ 최고경영자 승계정책(비상시 선임정책 포함) 마련 및 운영 ▲ 내부통제정책 마련 및 운영 ▲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 집중투표제 채택 ▲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수립 ▲ 6년 초과 장기재직 사외이사 없음 등 6개다.

주주 관련 항목은 ▲ 주총 4주 전 소집공고 ▲ 전자투표 ▲ 주총 집중일 이외 개최 ▲ 배당 계획 연 1회 이상 주주 통지 등 4개이고 감사기구 관련 항목은 ▲ 내부감사기구에 대한 연 1회 이상 교육 제공 ▲ 내부감사부서(내부감사업무 지원 조직) 설치 ▲ 내부감사기구에 회계 전문가 존재 ▲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 경영 관련 중요정보에 내부감사기구가 접근할 수 있는 절차 마련 등 5개다.

거래소는 이번에 제출된 보고서를 살펴보고 내용에 허위가 있으면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또 중요사항 누락 등 충실하게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정정신고를 요구하되 이에 불응하면 제재할 방침이다.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의 이왕겸 리서치본부장은 "기업지배구조와 관련해 분산된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서 보여준다는 점에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제도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사외이사 출석률 등 정량적인 데이터 외에도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이나 배당계획 등을 보고서를 통해 공시하게 돼 있어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없던 계획을 수립하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안상희 본부장은 "자산운용사 등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지배구조 관련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지고 보고의 실효성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