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회사(로펌)들이 ‘윤석열 검찰총장 시나리오’에 따라 사법연수원 19기부터 23기까지 검사장급 검찰간부 30여 명을 대상으로 영입 경쟁에 나섰다. 연수원 23기인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오는 7월 검찰총장이 되면 현재 문무일 검찰총장 기수(18기) 아래 19기부터 23기까지 검사장 30여 명이 줄줄이 사퇴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로펌인 A사는 윤석열 지검장이 검찰총장이 될 경우 사퇴 가능성이 높은 한 검찰 간부에게 영입 제안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적으로 연매출 100억원 이상인 대형 로펌은 퇴직 후 3년이 지나야 검사장 이상 검찰 간부 영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경쟁력 있는 검찰 간부 영입은 로펌 내 송무팀 매출 증대로 직결되기 때문에 처음엔 임시적으로 협력 관계가 있는 개인 법률사무소로 영입한 뒤 3년 후 로펌으로 영입하는 우회 전략을 취하는 곳도 생겼다. 곧바로 영입이 가능한 연매출 100억원 미만의 대다수 중견·중소형 로펌 수십 곳은 활발하게 영입 제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윤석열발(發) 대규모 검사장 리쿠르팅(채용) 장이 서게 됐다”며 “8월 검찰 간부 인사 시즌까지 이런 영입경쟁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검찰총장은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6월 중순까지 현재 후보군을 3~4명으로 압축하면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1명을 임명한다. 다수의 여권 핵심인사는 “적폐수사를 진두지휘한 윤석열 지검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정기관 고위관계자는 “중점적으로 인사 검증을 받고 있는 대상은 윤 지검장을 비롯해 20기 김오수 법무부 차관과 이금로 수원고검장, 19기 봉욱 대검찰청 차장 등 4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후보추천위원회가 공식적으로 압축한 것이 아니어서 황철규 부산고검장, 조은석 법무연수원장 등 다른 후보들의 막판 뒤집기 가능성도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