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미·중 무역분쟁의 피해를 크게 받았습니다. 기업 실적과 지표도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주식시장은 더 위축될 수 있습니다. 외부 변수에 영향을 덜 받는 통신·헬스케어 등의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할 때입니다.”(공동락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

한국경제신문사가 지난 1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연 ‘2019 한경 주식투자 강연회’에서 강연자로 나선 증시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분쟁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투자 전략을 짜야할 때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이날 강연회는 위기 속 기회를 모색하려는 투자자들 400여명이 몰렸다. 50~60대 중·장년 뿐 아니라 젊은 부부나 대학생들도 다수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5G·헬스케어로 위기 대응”

공동락 팀장은 “원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고배당·저변동성 투자 스타일을 추구할 시기”라며 “정보기술(IT) 등의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부 변수에 영향을 덜 받는 유통 헬스케어 보험 통신서비스 등 경기방어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2000년 이후 원화 약세 수간에서 업종별 상대수익률을 보면 유통·건강관리·통신 등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공 팀장은 “실적에 대한 안정성이 높은 필수소비재주나 미디어주도 전략적 관점에서 추천할 만한 업종”이라며 “주식시장 약세 흐름을 이어가더라도 그에 맞는 전략을 구사하다보면 좋은 기회는 찾아온다”고 조언했다. 그는 “하반기 코스피는 1850에서 2150선에서 움직일 전망”이라며 “하반기 국내 기업 실적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2019 한경 스타워즈 실전 투자대회’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다솔 메리츠종금증권 차장은 애매한 가격의 애매한 주식을 사지말고 ‘1등주’에 집중하라고 말했다. 그는 성장주 투자의 대가로 꼽히는 윌리엄 오닐의 투자 방식을 소개하면서 “훌륭한 성장 주식을 시장이 동의하는 시점에 매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에서 화두가 되는 종목들 중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오르는 주식에 올라타는 용기를 내야 한다”면서 “5G 관련 종목을 관심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4일부터 시작한 ‘한경 스타워즈’에서 누적수익률 46.71%(5월 31일 기준)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반등 오면 시총 상위주 담아라”

어려운 주식시장일수록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하반기 주식시장에서 반등 시기를 잘 잡아서 올라타는게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안인기 파트너는 “거래량이 줄어들고 있어 한번 정도 확 내려간 후엔 반등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반등이 오면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안 파트너는 삼성SDI, 에코프로비엠, 포스코케미칼, 일진머티리얼즈 등 2차전지 관련주가 악재 해소에 따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SK텔레콤 등 통신주와 인바디, 오스템임플란트 등 헬스케어주를 추천했다.

이날 강연회에 참석한 개인투자자 유경희 씨는 “내 돈을 지킬 수 있게 해준 강의였다”며 “저점이라고 혼자 생각하고 무리하게 투자하기보다 업종이나 종목 공부를 하면서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2019 한경 주식투자 강연회’는 8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15일 대구 엑스코, 29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잇따라 열린다.

부산=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