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은 단기금융상품에 피신
국내 주요 기업들의 올 1분기 설비투자가 급감했다. 현금흐름 악화로 기업들이 몸을 움츠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는 분석이다.

유가증권시장 매출 10대 기업(금융·지주회사 등 제외)의 올 1분기 설비투자(유형자산 취득)는 총 13조1469억원으로 2016년 3분기(9조9113억원) 이후 가장 적었다. 1년 전보다는 26.7%, 전 분기보다는 20.0% 줄었다.

현금흐름이 크게 악화된 기아자동차가 설비투자를 대폭 줄였다. 지난해 4분기 9093억원에서 올 1분기 381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포스코는 같은 기간 7812억원에서 4584억원으로 줄었고 삼성전자도 5조8406억원에서 4조1973억원으로 감소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설비투자는 수출경기와 반도체업황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업황악화로 기업들이 설비투자에 나설 엄두를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불확실성이 커지자 손에 쥐고 있던 현금을 만기 1년 이하 단기금융상품으로 돌려놓고 상황을 좀 지켜보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10대 기업의 현금성자산(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147조8902억원에 달했다. 1년 전(138조7062억원)보다는 6.6% 증가했다.

이 중 만기 1년 이하 단기금융상품 잔액은 90조8114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90조4866억원)를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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