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 29일 오전 11시2분

한국수력원자력이 발행하는 ‘소셜본드’에 모집금액의 네 배에 가까운 투자수요가 몰렸다. 자본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을 비롯해 국내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인 투자의향을 보였다. 소셜본드는 인프라 구축, 저소득층 지원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투자에 사용목적이 제한된 채권이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이 1500억원 규모 소셜본드 발행을 위해 전날 기관들을 상대로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560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400억원과 500억원씩 모집한 5년물과 20년물에 각각 1300억원, 2400억원이 몰렸다. 600억원 발행을 계획한 30년물엔 1900억원이 모였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이번 소셜본드는 국내시장에서 처음으로 수요예측 절차를 거쳐 발행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으로 조명받았다. 그동안 ESG 채권은 몇몇 투자자만을 접촉해 투자금을 모으는 사모 방식으로만 발행돼왔다.

국내 장기채권 발행시장의 핵심 투자자인 보험사를 비롯해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한수원 소셜본드 매수의향을 보였다. 국민연금은 이번 수요예측에 참여해 약 500억원의 매수주문을 넣었다.

한수원은 넉넉한 투자수요가 모이자 채권 발행금액을 3000억원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한수원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중소 협력사 유동성 지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현지기업 지원, 저소득층 아동 지원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한수원 소셜본드는 초우량 자산인 ‘AAA’ 등급 채권인 데다 조달자금이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쓰인다는 점이 기관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