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매출이 늘어나는 기업이 최근 국내 증시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보다 시장 규모가 큰 덕분에 실적 개선 여지가 많고, 미·중 무역분쟁 영향권에서도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무역전쟁 영향 덜 타네…中 대신 日 수출주 주목
28일 코스닥시장에서 윈스는 550원(3.44%) 오른 1만6550원에 마감했다. 윈스는 국내 1위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 업체다. 올해 상승률은 49.77%에 이른다. 이달에만 16.54% 올랐다. 지난해 10.52% 하락했던 윈스가 올해 급등한 비결은 일본 수출에 있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8억원(매출 비중 7%)에 불과했던 수출이 올 1분기 42억원(비중 30%)으로 424.2% 급증했다.

윤철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기업들의 침입방지솔루션(IPS) 교체 수요로 일본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며 “실적도 올해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IPS는 전산망에 불법 침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서버에 설치하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일체형 장비다.

디지털 광고 업체인 이엠넷도 일본에서의 고성장세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올해 44.77% 올랐다. 지난해 1분기 27억원이던 일본 매출이 1년 만에 34억원으로 24.1% 늘었다. 1분기 전체 매출(88억원)의 38%를 차지한다.

이 덕분에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2.8%와 17.7% 증가했다. 이엠넷은 일본 구글과 야후, 페이스북 등을 대상으로 광고 대행 사업을 한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엠넷 일본 법인의 고액 광고주 숫자가 2015년 119개에서 최근 196개로 늘었고, 일본 디지털 광고 대행사 점유율 10위 안에 들 정도로 고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콘택트렌즈 매출이 늘고 있는 인터로조, 일본 건설붐에 볼트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케이피에프 등도 주목받고 있다. 게임주 중에서도 중국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권) 받기가 어려워지면서 일본에서 매출이 늘어나는 종목이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일본에서 ‘리니지M’을 출시하는 엔씨소프트와 ‘닥터 마리오 월드’를 내놓을 NHN 등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