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가치 높여야 할 저평가 자산주가 타깃"

한국 증시 PBR 0.7배까지 하락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낮아
10년 만에 가치주 투자 기회 와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사장 "각광 받던 성장주 대세상승은 이제 끝났다"

“소심하고 겁이 많은 성격이에요. 고객 돈 잃는 것이 싫어 항상 조심스럽고 보수적으로 투자합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사장(사진)이 말하는 자신의 투자 스타일이다. 이 사장은 신중한 종목 선정과 뚝심 있는 투자 습관으로 ‘한국밸류10년투자1’ 펀드를 키워냈다. 이 펀드는 현재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 사장은 “작년까지 1~2년 동안 시장에서 성장주가 주목받았던 것은 저금리, 저성장 시대였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성장주의 대세 상승은 이제 끝났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커지면서 그동안 많이 오른 종목이 크게 조정받고 있고, 금리도 상승 추세에 들어서면서 가치주에 유리한 국면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한국 증시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시가총액/자본총계)이 0.7배까지 내려갔다”며 “이는 10년 만에 찾아온 가치주 투자 기회”라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PBR 0.8배)보다 낮아진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주주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형성되고 있는 점도 가치주 투자에 기회다. 이 사장은 “불투명한 지배구조, 주주환원 정책 부재 등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무관한 요인으로 저평가된 기업이 올해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익을 두둑하게 모아놓고 있으면서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부족한 저평가 자산주가 주요 타깃”이라고 말했다. 가치주에 주주 행동주의 전략까지 더해진다면 수익률 시너지가 상당할 것이란 설명이다.

한국밸류운용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힘쓰는 대표적인 운용사로 꼽힌다.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수탁자책임 원칙)를 선제 도입했고, 지난해 8월 설정된 ‘주주행복펀드’와 올해 5월 설정된 ‘사파이버 밸류업 사모펀드’로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펀드 라인업을 완성했다.

이 사장은 “이번에 출시한 사파이어 밸류업은 일반 공모펀드와 달리 특정 종목 10% 편입 금지 규정에서 자유로워 주주가치 제고에 더 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도 옛날엔 주주 제안에 상당한 반감을 가졌지만 이제는 아니다”며 “좀 더 공정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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