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IPO 엑스포 2019’에서 티움바이오와 SCM생명과학, 지놈앤컴퍼니 등 코스닥시장 입성을 앞둔 ‘바이오기업 3인방’이 큰 관심을 끌었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소개하면서 객석을 가득 메운 600여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IPO 엑스포 2019’ 행사장에 마련된 1 대 1 상담 창구에서 증권사, 벤처캐피털 전문가들이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 관계자들과 자금조달 방법 등에 대해 상담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IPO 엑스포 2019’ 행사장에 마련된 1 대 1 상담 창구에서 증권사, 벤처캐피털 전문가들이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 관계자들과 자금조달 방법 등에 대해 상담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티움바이오는 SK케미칼에서 혁신신약연구개발센터장 등을 지낸 김훈택 대표가 2016년 12월 분사(스핀오프) 방식으로 설립한 회사다. 작년 12월 이탈리아 키에지사와 7300만달러(약 860억원) 규모 폐섬유증 치료물질 기술이전 계약을 맺는 등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유니콘’ 후보 기업으로서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벤처기업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설립 2년 만에 국내 유수 벤처캐피털과 자산운용사 등으로부터 755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올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김 대표는 회사의 사업 모델을 “파이프라인 발굴 뒤 임상 2상을 마치고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티움바이오 연구팀은 SK케미칼 시절 국내 합성신약 1호인 ‘선플라’ 등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수준의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보유할 수 있었다. 이런 역량을 바탕으로 면역항암제와 자궁내막증 치료제 등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집중하겠다는 게 김 대표의 구상이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업체인 SCM생명과학은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꿀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회사는 층분리배양법(SCM)이라는 독자적인 줄기세포 배양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병건 SCM생명과학 대표는 “기존 농도구배 원심분리법(GCM)은 배양 과정에서 다른 세포도 섞여 줄기세포 순도가 낮은 문제점이 있다”며 “반면 SCM은 골수를 분리해 수차례 층분리 배양을 거치기 때문에 줄기세포만 99% 이상 담긴 고순도 치료제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SCM생명과학은 줄기세포 기술을 토대로 만성 이식편대 숙주질환 등 난치성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급성 췌장염과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이 대표는 “조만간 기술성 평가를 신청해 연내 코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놈앤컴퍼니는 서울대 의대 동기인 배지수·박한수 공동대표가 2015년 설립했다. 일반에 다소 생소한 마이크로바이옴(인체 내 미생물과 유전정보)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배 대표는 “우리 몸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 관점에선 숙주인 우리 몸이 최대한 오래 건강한 상태로 유지되는 게 최선”이라며 “이 점에 착안해 미생물을 활용한 면역항암제 등 신약과 화장품,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시장에서도 지놈앤컴퍼니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6일 코넥스시장 상장 당시 공모가는 4060원이었지만 이날 종가는 4만7950원으로 다섯 달 새 주가가 12배 가까이 뛰었다. 배 대표는 “내년 중 코스닥 이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