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의 시대 - 투자 대가에게 길을 묻다
(10·끝) '캔슬림 전략' 창시자, 윌리엄 오닐
윌리엄 오닐은 ‘오르는 주식을 가장 좋은 타이밍에 사는 방법’을 정립한 투자 전문가로 평가된다. 그는 직접 고안한 캔슬림(CAN SLIM) 전략으로 1년 만에 40배가 넘는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유명한 트레이더들을 다룬 책 《시장의 마법사들》의 저자 잭 슈웨거는 오닐을 가리켜 ‘개성 있고 독창적인 전략의 트레이더’라고 했다.

오닐은 기존 투자자들이 중시하는 기업의 장부가치, 배당금,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 등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오르는 주식 간에 아무런 공통점이 발견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이익 증가율과 주가, 거래량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과거 성공 사례를 관찰하고 특징을 알아내야 한다”며 “개인적인 생각이나 전문가 의견이 아니라 주식시장 움직임에 집중하라”고 강조했다.
"사놓고 기다리지 말고 오를 때 사라…성장株 투자 핵심은 타이밍"

성공한 사람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오닐은 1958년 대형 증권회사에서 중개인으로 일하며 주식시장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입사 후 성과가 좋은 사람들을 연구하는 데 몰두했다. 그중에서도 드레퓌스펀드라는 회사에 주목했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잭 드레퓌스는 경쟁자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오닐은 드레퓌스의 매매 내역을 샅샅이 뒤져 연구한 끝에 모든 주식이 신고점에 올랐을 때 매수했다는 점을 찾아냈다. 이를 바탕으로 내놓은 전략이 캔슬림이다. 그는 이 전략을 통해 1962년부터 1963년까지 5000달러의 투자금을 20만달러로 늘린다. 그리고 서른 살에 최연소 뉴욕증권거래소 회원이 됐다.

오닐은 그의 방법론이 개인투자자에게 무기가 되길 바랐다. 1978년 3월과 1982년 2월 두 면짜리 전면광고를 내 거대한 상승장이 임박했다는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최고의 주식, 최적의 타이밍(How to make money in stocks: A winning system in good times or bad)》이란 책 역시 투자에 대해 조언하기 위해 썼다. 현재는 윌리엄오닐컴퍼니라는 중개회사를 운영하며 인베스터스비즈니스데일리라는 신문과 홈페이지에서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오닐의 가장 중요한 전략은 주가가 오를 때만 주식을 사야 한다는 것이다. 제시 리버모어가 주장한 ‘불타기’(오르는 종목 추가 매수) 전략과 같다. 그는 바닥을 다지고 있는 종목을 붙들고 기다리는 대신 오르기 시작하는 종목에 투자하라고 했다. 오닐은 “너무 늦게 사도 안 되지만 너무 빨리 사도 안 된다”며 “손실 가능성이 가장 작은 타이밍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타이밍을 잡기 위해 필요한 것이 캔슬림 전략이다. 그는 오르는 모든 종목은 급등하기 직전 일곱 가지 특징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CAN SLIM은 일곱 가지 전략의 이니셜을 딴 것이다. 가령 현재 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최소 30~50% 늘어난 종목에 집중하라는 게 첫 번째 C(current earnings per share)전략이다. 또 연간 순이익(annual earnings per share) 증가율 전망치가 높은 종목에 주목하라는 게 두 번째 A전략이다. N은 신제품 등 새로운(new) 뭔가가 있는 종목, S는 발행 주식 수(shares outstanding)가 적은 종목, L은 주도주(leader)와 느림보주(laggard), I는 기관투자가(institutional sponsorship)의 매수세가 몰리는 종목, M은 시장(market)이 상승 흐름에 접어들었는지 여부를 의미한다.

한국에 적용한다면…

오닐의 투자전략은 미국뿐 아니라 한국 투자자에게도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이 그의 전략을 토대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모의투자한 결과, 2003년(블룸버그 데이터 확보가 가능한 시점)부터 작년까지 수익률(누적 기준)은 코스피200지수 상승률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캔슬림 전략에 맞는 투자 종목을 뽑기 위해 우량주 위주의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된 종목 중 △최근 분기의 전년 동기 대비 주당순이익(EPS: 순이익/주식 수) 증가율이 상위 50% △최근 분기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이 상위 50% △최근 연간 EPS 증가율이 상위 50% △최근 자기자본이익률(ROE: 순이익/자기자본)이 상위 50%인 종목 중 최근 1년 주가 상승률 상위 20개 종목에 투자했다. 2003년부터 매년 3월 말 리밸런싱(종목 교체)하는 방식으로 추산했다.

캔슬림 중 정량적 지표를 통해 확실히 적용할 수 있는 C, A, L 세 가지 기준을 사용했다. 또 오닐이 제시한 구체적인 값 대신 백분율 기준을 사용했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닐의 기준을 코스피200 종목에 그대로 적용하면 편입되는 종목이 너무 적거나 없는 경우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여러 한계에도 오닐의 전략을 따른 결과 15년간 누적 수익률은 594%를 기록했다. 연환산 복리로 23%의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지수는 408% 올랐다.

오닐의 전략을 바탕으로 올해 한국 증시에서 투자할 만한 종목으로는 효성(82,200 +0.74%) 한화(28,050 +1.63%) GS(45,750 +0.66%) 등 지주사, 한국콜마(39,300 +1.55%) 코스맥스(64,400 +0.94%) 등 화장품주, 넥센타이어 현대모비스(202,500 +3.85%) 등 자동차 관련주가 꼽혔다.

“무릎에 사서 어깨에서 팔아라”

오닐의 투자법은 오를 만한 종목을 고르기 힘든 개인투자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김성봉 삼성증권 글로벌영업전략팀장은 “바닥에 사겠다는 생각 대신 무릎이나 엉덩이쯤 사서 어깨에서 파는 걸 노리는 게 오닐의 투자법”이라고 설명했다.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투자하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시장 흐름과 차트를 보고 주식 매매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잃지 않는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오닐은 강조했다. 그는 “방향을 잘못 맞혔을 때는 최대한 돈을 적게 잃는 것이 열쇠”라며 “7% 이상 가격이 떨어지면 매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실을 확정 짓는 것을 두려워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짧게 손절하기를 꺼린다면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오닐은 “손실이 커지게 방치하는 것은 투자자들이 범하는 가장 심각한 오류”라며 “규칙이 없다면 대폭락장이 왔을 때 파산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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