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2050이 강력한 지지선 역할을 하고 있다. 코스피가 이 밑으로 내려가면 ‘사자’ 수요가 붙으면서 다시 2050 위로 올라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23일 코스피지수는 5.27포인트(0.26%) 내린 2059.50에 마감했다. 중국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 및 기업의 ‘융단폭격’ 등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이날 한때 18.04포인트(0.87%) 떨어진 2046.82를 찍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외국인·개인투자자 순매수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줄였다.

외국인과 개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809억원, 15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영국, 일본 기업들이 중국 화웨이와 거래 중단을 잇따라 발표하는 등 갈등이 깊어지면서 글로벌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코스피는 전날에도 장중 2048.01까지 하락했다가 결국 2070.80으로 장을 마쳤다.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나는 것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감안할 때 지수가 더 이상 하락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떨어진 게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은 0.8배로, 세계 평균(2.0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일본(1.0배), 중국(1.3배) 등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이로 인해 지수 반등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주일간 인덱스 주식형 펀드에 3776억원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코스피200지수에 투자하는 인덱스펀드에만 1025억원이 들어왔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로도 이 기간에 1902억원의 신규 자금이 몰렸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실적을 감안했을 때 현시점에서 코스피 2000선은 12년 전 수준으로 지수가 돌아간 것을 의미한다”며 “한국 증시가 극도의 저평가 국면인 만큼 기존 투자자 입장에선 당장 손실을 확정하는 것보다 반등을 기다릴 만하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다만 반도체 업황 저점이 2분기에서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점은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