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명칭·인지 수사 등 논란
민간조직에 막강한 권한 부여
"국민 기본권 과도한 침해 우려"
금융감독원이 이르면 내달 출범 예정인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운영 방안을 처음 공개했다. 특사경 조직 명칭을 ‘자본시장범죄수사단’으로 정하고 자체적으로 사건을 인지해 수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가 “합의되지 않은 사항이 상당수 담겼다”며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관리 집무규칙’을 마련해 제정 예고했다.

집무규칙은 특사경 운영에 관한 기본원칙과 직무 범위, 조직 구성, 수사절차 등을 담고 있다. 금감원은 우선 특사경을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로 명명했다. 특사경 조직의 명칭은 ‘자본시장범죄수사단’으로 결정했다. 수사단은 금감원의 자본시장담당 부원장 직속으로 두기로 했다.

특사경 수사 대상은 폭넓게 설정됐다. 집무규칙은 “특사경은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범죄에 관해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인식한 때는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에 관해 수사를 개시·진행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검사의 수사지휘 등에 의해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범죄가 인정된다고 의심할 만한 사정을 인식한 때는 단장에게 보고해야 한다”는 조문도 들어갔다. 특사경 자체적으로 사건을 인지해 수사하는 길을 열어둔 것이다.

체포와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와 관련한 조항도 담겼다. 범죄 혐의가 있는 피의자에 대해선 검사에게 체포영장 청구 신청은 물론 상황에 따라선 영장 없이도 긴급체포가 가능하도록 했다. 범죄 혐의자에 대한 압수수색과 계좌추적, 통신내역 조회, 출국금지 등도 검사에게 사전 신청한 경우 허용했다.

금감원이 전격적으로 특사경 집무규칙을 내놓자 금융위는 ‘허를 찔렸다’는 반응이다. 금융위는 이날 금감원이 특사경 집무규칙 제정을 예고할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특사경 조직명칭을 자본시장범죄수사단으로 하겠다는 것은 금감원의 생각일 뿐”이라며 “검찰에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있고 금융위에도 ‘자본시장조사단’이라는 조직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자칫 혼란을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이 집무규칙을 통해 특사경의 자체 인지 수사를 허용한 대목도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당초 금융위와 금감원은 특사경 직무 범위를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선정한 긴급·중대(패스트트랙) 사건에 한정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관 간 합의를 무시하고 규칙을 만들어 무척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특사경으로 지명된 금감원 직원에게 통신기록 조회, 압수수색 등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한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검사 등 조사권한을 가진 금감원에 특사경의 막강한 수사권까지 쥐여주겠다는 의미”라며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자칫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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