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22일 오후 2시9분

‘나이키’ 운동화 위탁생산(OEM) 업체인 태광실업이 사상 최대 매출 및 이익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나이키 브랜드 제품의 판매가 전세계적으로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등 해외 생산설비의 저비용 구조에 힘입어 눈부신 성과를 올리고 있다.

◆급격한 실적개선에 신용등급↑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22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태광실업의 신용등급은 최근 ‘A+(안정적)’로 한 단계 상승했다. 2013년 ‘A’로 오른데 이어 5년 만의 상향조정이다. 한국 기업들의 신용등급은 최근 수년간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신용등급이 올라건 기업의 숫자가 내려간 기업보다 적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태광실업의 신용등급 상승은 돋보인다”는 게 신용평가 업계의 평가다.

신용평가사들은 태광실업의 외형 확대와 생산 효율성 개선에 주목하고 있다. 비상장사인 태광실업의 연결 매출은 지난해 2조2688억원으로, 사상 첫 2조원을 돌파했다. 1년 전보다 17.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373억원으로 11.6%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두자릿수를 나타냈다.

매출과 이익의 가파른 증가추세는 베트남 생산설비를 확충한 2007년부터 본격화됐다. 현지법인인 태광비나 공장 증설과 베트남목바이 공장 신설로 대규모 주문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2006년까지만하더라도 태광실업의 매출은 3412억원으로 지금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태광실업은 한국보다 싼 현지 임금을 바탕으로 납품단가 및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사업 노하우가 쌓이면서 설비당 생산능력 개선에 성공해 효율성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2018년 태광실업 해외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평균 90.4%에 달한다. 지난해 한국의 제조업 평균 가동률 72.8%를 크게 웃돈다. 한국 사업장은 신기술개발과 완제품 판매만 맡고 있다.

◆나이키 등에 올라탄 태광실업

글로벌 시장에서의 나이키 매출 호조는 태광실업 도약의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힌다. 나이키는 지난 3월 말까지 1년 동안 브랜드 제품 매출이 345억달러(약 41조원)로 전년 대비 5.0% 늘어났다.

연간 7800만족 생산능력을 갖춘 태광실업은 나이키 신발 OEM 협력업체 중 3위에 올라있다. 빠르게 선두업체를 추격 중이다. 가장 최근 공시한 2016년 기준 수주물량 점유율은 12.0%로 대만 파우첸(점유율 17.0%), 펭타이(15.0%)를 뒤쫓고 있다.

2007년만 해도 8.0%로 1, 2위(38.0%, 18.0%)에 크게 뒤쳐졌던 점유율 격차를 10년만에 빠르게 좁혔다. 나이키는 생산능력과 품질, 납기준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물량을 배분하고 있다.

◆경영권 승계 탄력 받을까

사업이 활기를 찾으면서 경영권 승계 절차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연차 회장의 장남인 박주환 기획조정실장(부사장)은 현재 태광실업 지분 39.4%를 보유하고 있다. 2014년 관계회사인 정산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후계자로서 확고한 기반을 다졌다.

2013년 말엔 지분율이 6.2%에 불과했다. 한 국내 패션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조업 경기가 침체국면에 빠지면서 태광산업(866,000 -2.70%)의 성과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며 “한국 신발산업이 1990년대 인건비 상승으로 고비를 맞았을 생산설비 해외 이전에 과감하게 투자한 게 재도약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태광실업은 현재 24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상장사는 휴켐스(19,100 -1.55%)정산애강(1,980 -1.74%) 두 곳이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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