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변화에 따라 필요한 조치"…'포치'(破七) 시장 경계심리는 여전인민銀,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 0.19% 오른 6.8988위안으로 고시…역외 환율은 다소 떨어져미중 무역 전쟁 격화 속에서 위안화 환율이 시장의 심리적 경계선인 달러 당 7위안 선을 위협 중인 가운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긴급 구두개입에 나서며 환율 안정 의지를 피력했다.판궁성(潘功勝) 인민은행 부행장 겸 외환관리국장은 19일 밤 인민은행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우리는 중국 외환 시장의 안정을 유지할 기반, 믿음,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위안화 환율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기본적으로 안정을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판 부행장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 외환 당국이 각종 가용한 정책 수단을 동원해 급속한 위안화 환율 상승(위안화 평가절하)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역외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지난 18일 장중 6.9416위안까지 올라 작년 11월 30일(6.956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중이던 2008년 5월이 마지막이었다.최근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 휴전'을 깨고 상대국 제품에 부과하는 고율 관세율을 서로 높이고 미국이 수출 통제 대상 기업 리스트에 화웨이를 올리면서 최근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급등 추세를 보여왔다.따라서 시장의 관심은 중국 정부가 무역 전쟁 확전에 대응해 수출 기업을 간접 지원하기 위해 그간 금기의 대상으로 여겨졌던 '포치'(破七·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는 것)를 용인할 것인지에 쏠렸다.앞서 인민은행은 지난 15일 홍콩에서 환율 안정을 위한 채권인 중앙은행증권(Central Bank Bill) 200억 위안어치를 발행한 바 있다.중앙은행증권은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일종의 단기채권으로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장치다.인민은행이 새로 중앙은행증권을 발행하면 홍콩의 위안화 유동성을 흡수해 결과적으로 홍콩 역외 외환 시장에서 위안화 절상을 유도할 수 있게 된다.판 부행장은 "최근 수년간 우리는 외환 시장의 파동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풍부한 경험과 정책 수단을 확보했다"며 "상황의 변화에 따라 필요한 조처를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판 부행장은 최근 중국의 주요 경제 지표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금융 시장 개방 원칙을 견지한 가운데 외자 유입도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다면서 외환 시장 관리에 유리한 조건이 형성되고 있다고 자평했다.그는 "우리는 기존에 정해진 방침에 따라 굳건하게 금융 시장을 개방하고 금융 개혁개방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며 "외국 투자자들의 합법적인 권리를 철저히 보호함으로써 투자자들에게 더욱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인민은행 조사통계사(司·한국의 국 해당) 사장 역시 "중미 무역 마찰의 불확실성이 가중돼 위안화 환율 압력 요인이 되고 있지만 위안화 환율이 심하게 평가절하 방향으로 가는 것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며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선'을 넘는 것은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인민은행은 20일 오전 달러 대비 위안화 중간 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19% 오른 6.898위안으로 고시했다.이로써 달러 대비 위안화 중간 고시 환율은 8거래일 연속 올랐다.다만 인민은행의 환율 안정 의지 피력에 따라 이날 오전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0.2% 가량 급락한 (위안화 평가절상) 6.92위안대에서 형성되고 있다.역내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91대에서 움직이고 있다.다만 인민은행의 잇따른 환율 안정 의지 피력에도 무역 전쟁 격화 등 외부 환경이 더욱 악화하는 추세여서 시장에서는 위안화 환율이 11년 만에 달러당 7위안 선을 돌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경계심리가 여전히 강한 편이다./연합뉴스
원·달러 환율과 위안화가 고공행진 중이다. 미·중 무역협상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진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경우 1200원대까지, 역외 위안화의 경우 6.95위안까지는 상단을 확인하며 밀접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17일 오전 10시30분경 기준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원 내린 1190.5원에 거래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91.5원에 개장해 1192.8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원·달러 환율은 지난 13일 10.5원 상승해 1187.5원까지 치솟은 이후 1180원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14일엔 1189.4원, 15일엔 1188.6원으로 장을 마감했다.중국 위안화도 원화와 비슷한 흐름. 이날 오전 10시35분경 블룸버그에 따르면 역외시장에서 거래되는 위안화(CNH)는 0.0011위안(0.02%) 내린 6.9275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CNH는 6.9285위안으로 출발했었다.CNH는 역외시장에서 거래되는 위안화의 가격을 의미한다. 시장 참가자들 의견이 더 많이 반영된다. 기존 위안화(CNY)는 중국 당국이 개입해 통제하므로 신뢰도가 떨어지는 편이다.삼성선물에 따르면 CNY는 지난 10일부터 5거래일 동안 큰 폭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CNY의 경우 6.8765위안(10일) 6.8737위안(13일) 6.8737위안(14일) 6.8737위안(15일) 6.8742위안(16일)의 흐름을 이어왔다.반면 CNH는 꾸준히 올랐다. 같은 기간 6.8362위안, 6.8418위안, 6.9111위안, 6.9031위안, 6.9035위안 등으로 우상향 추세다.미중 무역협상이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으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반면 중국은 경기 우려가 부각됐고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도 부담으로 작용해 한중 양국 통화 가치가 하락(환율 상승)한 것이다. 김지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지연과 관세 부과 조치로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며 "원화는 무역 협상으로 대중국 수출에 대한 우려와 함께 국내 금리 인하 기대, 북한 미사일 도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로 가치가 내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원화와 위안화의 움직임은 당분간 밀접한 변동성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성윤 하이투자선물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으로 인해 원화와 위안화가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위안화의 경우 역외 기준 6.95위안, 원화는 1200원대까지는 같은 방향으로 흐르며 상단을 테스트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원화와 위안화 가치 하락(환율 상승)의 근본적 해결책은 결국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라며 "다만 하반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있는 만큼 해당 조치가 이뤄지면 일시적으로 다시 가치 상승(환율 하락)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