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이달 국내 증시가 7% 가까이 급락하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이 상당한 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거래대금 중 공매도 비중이 컸던 10개 종목의 주가가 평균 7.1%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평균 공매도 추정 수익률은 3.6%였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나중에 주식을 되사서 갚는 투자 방식이다. 주가가 비쌀 때 팔고, 쌀 때 되사는 방식으로 차익을 남긴다.

공매도 투자자가 가장 많은 수익을 남겼을 것으로 추정되는 종목은 무학이다.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이 31.4%에 달한 무학은 이 기간 14.3% 하락했다. 공매도 평균가가 1만2549원, 16일 종가는 1만1650원으로 평균 7.7%의 수익률을 냈을 것이란 분석이다. 공매도 평균가는 특정 기간의 공매도 거래대금을 공매도 거래량으로 나눈 값이다. 공매도 평균가가 최근 주가보다 높으면 공매도 투자자가 수익을 냈다고 볼 수 있다.

공매도 비중이 28.3%였던 아모레퍼시픽 우선주도 이 기간 주가가 9.4% 떨어졌다. 공매도 추정 수익률은 7.5%다. 공매도 비중이 27.4%인 에쓰오일 역시 9.1% 하락했다. 다만 공매도 비중이 35.2%로 가장 높았던 한국쉘석유는 주가가 1.2% 내리는 데 그쳤다. 추정 수익률도 0.3%로 저조했다.

공매도 접근성이 낮은 개인투자자들은 이달에만 코스피지수가 6.6% 하락한 데 따른 타격이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분기 개인투자자들의 유가증권·코스닥시장 공매도 거래대금은 3327억원으로 전체 공매도 거래액(25조2390억원)의 1.3%에 불과했다. 외국인의 공매도 거래 비중은 65.0%, 기관은 33.7%였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