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은 대부분 투자은행(IB) 부문에서의 영업이익이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대형 증권사는 IB 영업이익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서기도 했다.

증권사 1분기 잇단 '깜짝 실적'…비결은 IB부문 약진
NH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23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5% 늘었다. 순이익은 1711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IB 부문의 실적 개선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IB 부문 영업이익은 899억원으로 같은 기간 128.8% 급증했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년 전 22.3%에서 37.9%로 껑충 뛰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기업공개(IPO)와 회사채 발행 인수 주선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며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잠실 삼성SDS타워 등 부동산 금융에서도 시행사 보증 등을 통해 짭짤한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고 전했다.

미래에셋대우는 희망퇴직 등으로 인한 81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탓에 1분기 영업이익이 1420억원, 순이익은 168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3.8%, 16.2% 줄었다. 그럼에도 IB 부문 영업이익은 7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8% 급증하며 버팀목이 됐다. IB 영업이익 비중은 지난해 1분기 23.2%에서 올해 1분기 52.5%로 뛰었다. 회사 관계자는 “1분기에 현대오토에버 IPO를 비롯해 쌍용양회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스테이트 남산 및 영종도 드림아일랜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으로 수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KB증권도 1분기 영업이익이 11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IB 부문 영업이익은 321억원으로 103.2% 급증했다. 전체 영업이익 대비 비중도 13.5%에서 27.3%로 높아졌다. 위탁·자산관리 부문의 부진을 IB와 자산운용 부문이 만회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브로커리지(증권 위탁매매)와 트레이딩(자산운용) 부문은 시황에 따라 변동이 큰 데 비해 IB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이라고 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