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株 투자…실적개선 타이밍 노려라
5세대(5G) 이동통신 수혜주로 통신장비 관련주가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투자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비스 시작을 전후로 이뤄진 통신업체들의 대규모 투자가 실적에 영향을 준 1분기에 관련 기업의 희비가 엇갈렸다. 전문가들은 “5G 인프라 구축의 단계별로 쓰이는 장비와 부품이 다르기 때문에 기업별로 실적이 개선되는 시점에 차이가 난다”며 “이를 감안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엠더블유 영업益 8배 급증

5G 관련 통신장비 기업 중 1분기 실적이 가장 눈에 띄게 개선된 곳은 케이엠더블유, 에이스테크, 오이솔루션 등이다. 이들은 최근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케이엠더블유는 1분기에 전년 동기(28억원)보다 8.8배 증가한 24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케이엠더블유 관계자는 “노키아와 공동 개발한 다중입출력장치(MMR)가 1분기에 본격적으로 출하되기 시작했다”며 “삼성전자의 MMR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어 이쪽에서의 매출증가가 실적개선에 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MMR은 5G 기지국에 필요한 장비다.

에이스테크는 8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작년 동기(21억원)보다 4.0배 늘었다. 작년 1분기 2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오이솔루션은 1분기에 9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들은 5G 기지국에 필요한 안테나, 광트랜시버 등을 만든다. 에이스테크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5G 관련 매출이 국내에서 늘어나고 있다”며 “하반기부터는 해외에서도 성과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로 이들 업체의 주가도 최근 급상승했다. 케이엠더블유는 이날 2만76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달 들어 상승률은 36.54%에 달한다.

투자단계별로 실적 개선 정도 달라

서진시스템, RFHIC의 1분기 영업이익 규모도 커졌다. 서진시스템은 전년 동기보다 60.9% 늘어난 155억원, RFHIC는 59.4% 증가한 7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한 증권사 통신장비 담당 애널리스트는 “서진시스템도 5G 기지국에 필요한 캐비닛(장비를 넣는 케이스)을 만들지만 이는 부가가치가 높은 핵심 부품이 아니다”며 “이에 따라 다른 기지국 관련 기업에 비해 영업이익 증가폭이 작았다”고 말했다.

오히려 손실이 커진 곳도 있다. 지난해 1분기에 12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쏠리드는 올해 손실 규모가 78억원으로 불어났다. 종목별로 실적 희비가 엇갈린 것은 5G 인프라가 깔리는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5G 인프라는 ‘기지국→중계기→인빌딩 안테나 등 건물 내 설비’ 순으로 구축된다. 지금은 서비스 시작 초기로, 기지국 설치 수요가 많아 이쪽 분야 기업들의 실적 개선폭이 크다. “5G 테마주 투자로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는 투자자라면 중계기 관련 종목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안정환 BNK자산운용 에쿼티그룹장은 “중계기, 인빌딩 안테나 등을 주로 만드는 삼지전자와 쏠리드는 이르면 2분기, 늦어도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물 폭탄’이 발목 잡을 수도

다만 “최근 주가가 많이 오른 케이엠더블유와 에이스테크는 적지 않은 양의 전환사채(CB) 주식 전환 물량이 대기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는 조언이 나온다. 케이엠더블유는 지난해 250억원 규모의 사모 CB를 발행했다.

전환가액은 지금 주가보다 싼 주당 2만4753원이다. CB 투자자들이 주식 전환에 나서면 최대 100만9978주가 시장에 풀릴 수 있다. 전체 발행주식 수(1881만 주)의 5.3%다. 오는 25일부터 전환청구가 시작된다. 에이스테크는 119억원 규모의 CB에 대한 전환청구권이 행사돼 304만6591주가 20일 주식시장에 상장된다. 상장주식 수(3455만6954주)의 8.8%에 달한다.

양병훈/홍윤정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