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과 회계투명성을 감시하는 감사위원 가운데 관료 출신 인사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반면 회계·재무학 교수나 회계사 비중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위원이 기업의 대관업무를 지원하는 로비스트로 영입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삼일회계법에 따르면 이 회계법인 감사위원회센터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14곳(금융업 제외)의 2018년 감사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감사위원으로 활동한 사외이사 383명 중 관료 출신이 90명(23%)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회계나 재무를 전공하지 않은 교수·연구원 등 학계 인사가 85명(22%), 판사·검사 출신 변호사 및 법학 교수 등 법률전문가는 68명(18%)으로 집계됐다. 이어 금융회사 출신 25명(7%), 회계사 23명(6%), 회계학 교수 23명(6%), 재무학 교수 10명(3%) 등의 순이었다.

상법에선 1명 이상의 회계 또는 재무전문가(과거 경력, 전공 등 감안)를 감사위원회에 두도록 하고 있다. 신(新) 외부감사법(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맞춰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만든 감사위원회 모범규준에선 2명 이상 회계·재무 전문가를 포함시킬 것을 권고한다.

조사대상 기업들은 관료 출신 감사위원이라 할지라도 경력이나 전공 등을 참조해 이들 중 37%는 회계·재무 전문가라고 공시했다. 김재윤 삼일회계법인 감사위원회센터장은 “대기업들이 상법상 감사위원 요건을 지키긴했지만 감사위원회 모범규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감사위원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제공해야할 감사위원 대상 교육 의무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위원회 모범규준은 감사위원이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필요한 교육을 제공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분석대상기업 중 41개사는 감사위원에 아예 교육을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회 이상 교육을 제공했다고 공시한 기업은 12개에 불과했 집계됐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회사와 외부감사인의 회계 투명성에 대한 책임이 강화되면서 이를 감독하는 감사위원에 대한 역할도 커지고 있다”며 “대관업무를 우회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외이사가 구성되지 않도록 감사위원회 활동과 관련한 공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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