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3N' 1분기 엇갈린 실적…넥슨, 역대 최대 매출에도 매각 진척 '미궁'게임업계의 빅3, 일명 '3N'으로도 불리는 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 등 3사가 1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엔씨와 넷마블이 1분기 신작 부재 등 탓에 저조한 영업 실적을 올렸지만,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넥슨은 선전하며 대조를 이뤘다.14일 넷마블은 올해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33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4.3%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매출액은 4천776억원으로 5.9% 감소했다.앞서 지난 10일 엔씨소프트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3천587억원, 영업이익이 79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4%, 61% 감소했다고 밝혔다.두 회사 모두 신작 발표나 기존 게임의 대규모 프로모션(판촉행사) 등이 없이 '조용한' 1분기를 보내면서 자연스레 실적 저하로 연결된 것으로 분석된다.이문종 신한금투 연구원은 "게임 시장 경쟁 심화로 신작 모멘텀과 기존 게임의 매출유지 여부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반면, 넥슨은 올해 1분기에 작년 동기 대비 3% 늘어난 9천498억원(931억엔·기준환율 100엔당 1020.4원)의 매출을 올리며 사상 최고 기록을 올렸다.해외 매출이 76%에 달하는 회사 특성상 자체 지적재산(IP) 게임이 해외에서 순항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것으로 자체 분석했다.그러나 호실적과는 별개로 최대 현안인 회사 매각과 관련해서는 영 시원한 소식이 없다.넥슨은 지난 2월 인수 의사를 밝힌 회사를 상대로 예비입찰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본입찰과 관련한 진척 상황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로이터는 이날 익명의 취재원을 인용해 오는 15일로 예정된 본입찰이 1주일 연기됐다고 보도했다.로이터는 "어떤 종류의 연기이건 간에 이번 매각 건 우려를 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업계 안팎에서는 김정주 회장이 원하는 가격과 인수 업체 측이 제시한 수준 사이의 간극이 큰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다.매물로 나온 넥슨 지주회사 NXC의 넥슨 지분 47.98% 가치는 6조∼7조원으로 평가된다.넥슨이 상장된 일본 증시의 공개 매수 조항을 고려하면 최대 13조원의 인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인수 업체로는 카카오·넷마블·MBK파트너스 등이 거론되고 있다.넥슨 측은 "매각과 관련해 밝힐 수 있는 사안이 없다"고 밝혔다./연합뉴스
영업익 339억원으로 54%↓·매출 4천776억…"BTS월드 등 2분기 신작 기대"넷마블이 1분기 게임 신작이 없었던 탓에 작년 대비 저조한 영업 실적을 올렸다.넷마블은 올해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33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4.3%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매출액은 4천776억원으로 5.9%, 당기순이익은 423억원으로 46.4% 각각 감소했다.권영식 대표는 "지난 1분기 실적이 신작 부재 영향으로 부진했다"며 "2분기에는 다양한 장르의 기대 신작이 국내는 물론 북미·일본 등 빅마켓 출시를 앞두고 있어 긍정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매출을 장르별로 살펴보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전체 매출의 32%, RPG가 30%, 캐주얼 게임이 26%를 각각 차지했다.해외 매출 비중은 60%(2천879억원)로, 북미 등 서구권 지역에서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즈', '쿠키잼', '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가, 일본 시장에서는 '리니지2 레볼루션'이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넷마블은 최근 내놓은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와 6월 출시 예정인 방탄소년단 등장 게임 'BTS월드'와 '일곱 개의 대죄' 등 신작을 내세워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권 대표는 콘퍼런스콜(회의통화)에서 "하반기에 대작이 많고 당분간은 기존에 투자됐던 인건비 비용, 신규 출시로 인한 마케팅 비용이 상승할 것"이라면서도 "하반기 이후부터는 영업이익이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연합뉴스
게임주들이 5월 급락장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에 신작 게임들이 줄줄이 선보이는 게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부의 규제완화 기대도 높아졌다. 클라우드 서비스와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 도입의 수혜주로도 거론되고 있다.실적보다 중요한 신작 출시엔씨소프트는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9000원(1.79%) 오른 51만1000원에 마감했다.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등의 요인으로 이날 코스피지수가 1.38% 하락한 가운데 엠게임(6.91%) 펄어비스(5.48%) 위메이드(3.63%) 등 상당수 게임주가 강세를 나타냈다.올해 1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게임주들의 최근 상승세를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0일 ‘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다. 이 회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79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1.0% 급감했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1173억원보다 32.2% 적었다. 펄어비스의 1분기 영업이익도 55.3% 줄었다. 전문가들은 “게임주는 당장의 실적보다 신작 출시 등에 따른 미래 성장성이 투자 판단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국내에서 흥행한 모바일 게임 ‘리니지M’(사진)을 오는 29일 일본에 출시하는 게 기대를 키우고 있다.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2분기 영업이익은 1360억원으로 1분기보다 71.1%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리니지2M’은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한동안 신작이 뜸했던 넷마블도 인기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등장하는 모바일게임 ‘BTS월드’의 글로벌 사전 등록을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인기 만화의 캐릭터와 스토리 등을 사용한 ‘요괴워치’ ‘일곱개의 대죄’를 내놓는다.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현재 성인 한 명당 월 50만원에 묶여 있는 온라인게임 결제한도 규제를 이달이나 늦어도 상반기에 폐지하겠다”고 지난 9일 밝혔다.게임 ETF로 분산투자 가능게임주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5세대 이동통신 기술 도입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클라우드 게임은 게임 소프트웨어를 서버에서 스트리밍(실시간 재생)해 즐기는 서비스를 말한다.기기 성능에 상관없이 디스플레이 장치와 빠른 통신 서비스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게임산업에 지각변동을 몰고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3월 구글이 게임용 클라우드 서비스 ‘스태디아’를 발표하면서 게임주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3G와 4G 도입 때도 콘텐츠를 보유한 게임주들의 가치가 업그레이드됐다”며 “5G 서비스가 본격화되는 내년에 시장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게임주는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을 덜 받는 투자 대상으로도 꼽힌다. 코스피지수가 10.5% 급락했던 작년 10~11월에도 이런 요인이 부각되면서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각각 15.7%, 13.5% 상승했다. 황준혁 KTB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증시 불확실성이 커질 때는 음식료 등 전통적인 경기방어주를 떠올리기 쉽지만 최근에는 게임, 엔터테인먼트주처럼 내수비중이 크면서도 성장성을 함께 갖춘 주식들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주가 및 실적 변동성이 크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도 천차만별이라 개인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분산투자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국내 게임 관련 ETF로는 ‘KODEX 게임산업’ ‘KBSTAR 게임테마’ 등이 있다.코스피200커뮤니케이션서비스지수를 추종하는 ‘TIGER 200커뮤니케이션서비스’도 게임주를 담고 있다. 엔씨소프트(15.23%) 넷마블(13.62%) 등을 편입하고 있어 분산투자에 적합하다. 글로벌 게임주에 투자하는 ETF로는 뉴욕증시에 상장된 ‘EFTMG Video Game Tech’가 있다.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