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1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된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목표주가를 14일 대거 내렸다. ‘버닝썬 사태’로 야기된 세무조사 악재에 실적충격까지 겹쳐지면서 와이지엔터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평가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와이지엔터는 150원(0.45%)내린 3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투자가가 14억원을 순매도해 하락세를 주도했다. 와이지엔터와 함께 ‘엔터주 빅3’로 꼽히는 JYP엔터테인먼트와 에스엠엔터테인먼트는 각각 1.83%, 4.74% 올랐다. JYP엔터와 에스엠은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의 악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것이란 기대가 상승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와이지엔터가 조정을 받은 데엔 전날 발표한 1분기 영업실적이 적자전환한 게 악재로 작용했다. 와이지엔터는 1분기에 2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연결실적에 잡히는 광고대행 자회사 와이지플러스가 14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게 실적악화의 핵심요인으로 꼽힌다.

본업 측면에선 소속 아티스트들의 활동중단과 예정됐던 콘서트가 취소된 게 악영향을 미쳤다. 1분기에 한국, 일본, 동남아 등에서 총 7차례 열릴 예정이었던 빅뱅 멤버 승리의 콘서트 중 일부가 취소되면서 기회손실이 발생했다. 와이지엔터 소속 중 1분기에 음반을 발매한 아티스트는 남성그룹 ‘아이콘’이 유일하다.

지난 3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세무조사는 주가를 지속적으로 짓누르고 있다. 이로 인해 와이지엔터는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되기도 했다. 국세청 세무조사가 전격 단행된 지난 3월21일 191억원이었던 공매도 잔액은 이후 빠르게 증가해 지난 9일엔 372억원으로 늘어났다. 3월 이후 와이지엔터 하락률은 25.89%다.

증권사들은 종전에 4만9000~5만9000원이었던 목표주가를 4만3000~5만원으로 낮춰잡았다. 하나금융투자가 가장 낮은 4만3000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주가하락은 세무조사에 따른 의구심이 공매도로 이어졌기 때문”이라며 “세무조사 관련 불확실성이 제거될 때까지 어려운 흐름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2분기에 컴백한 블랙핑크가 해외시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다 다른 아티스트의 활동재개가 줄줄이 예고돼 있는 점은 긍적적 요인으로 꼽힌다.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저평가 매력도 부각되고 있다. 2020년 영업이익 전망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13배로, 엔터업종 평균(20배)보다 낮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