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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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고위급 협상이 소득없이 마무리됐다. 국내 주식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외부 영향이 적은 내수주에 주목하라는 권고다. 1분기 호실적에도 급락한 증권업종을 눈여겨볼 때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막판까지 기대가 남아있던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은 진전되지 못하고 마무리됐다. 미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한 상태다.

그동안 업계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 갈등을 더 고조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무역갈등에는 경기와 금융시장의 악화가 동반된다는 점을 트럼프 미 정부가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태도를 취했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이 이제 예측이 아닌 대응의 영역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다행인 점은 지난해 4분기 미국 주식시장이 20% 하락했던 때와 달리 현재의 미국 무역정책이 통화긴축 공포와 겹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 중앙은행은 트럼프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때문에 통화정책에 있어 중립 이상의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무역갈등에 따른 이번 하락세는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국 시장의 추가 하락 위험도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국 주식시장은 올해 상승폭의 56%를 되돌린 상태다. 무역분쟁 긴장이 최고조였던 지난해 4분기 평균 주가수준보다도 낮다. 주가수준 자체로 보면 이미 악재를 꽤 반영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주 코스피의 12개월 후행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9배로 0.9배를 밑돌았다. 직전 저점은 연초 기록했던 0.85배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직전 저점 당시는 미 중앙은행의 긴축과 미중 무역갈등 우려가 지속되던 때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주식시장은 이미 과매도 국면"이라며 "현 수준 이하에서 주가가 오래 머물지는 않을 것이기에 매수 전략이 유리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미중 양국의 교역 긴장이 완화되기 전에는 내수 및 서비스 산업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나을 것이란 관측이다. 금리가 하락한 만큼 배당 수익률이 높은 산업과 관련 종목에 관심을 가지라는 주문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보다 배당수익률이 높은 산업으로는 에너지 은행 통신 보험 교육 증권 철강 반도체 등이 있다"며 "이 가운데 직접 교역에 대한 위험이 큰 소재와 기술 관련 산업을 제외하면 은행 통신 보험 증권 관련 업종에 대한 관심은 가능하다"고 했다.

특히 증권업종은 지난주 낙폭을 주 초반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이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하진 못했지만 협상 타결에 대한 일정부분 의지를 확인했다"며 "1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급락했던 증권업종의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