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업체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BNW인베스트먼트가 2차전지 소재 생산업체 에코프로비엠 투자로 원금의 5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BNW는 2차전지 시장이 앞으로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이번에는 2차전지 핵심원료 재활용 업체인 성일하이텍에 200억원을 투자했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BNW는 2016년 420억원에 사들인 에코프로비엠 지분 24%를 최근 모두 처분해 투자 3년여 만에 2000억원의 자금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2017년 프리IPO(상장 전 지분 매각)를 통해 일부 지분을 매각한 데 이어 지난 3월 기업공개(IPO) 이후 장내 매각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남은 지분도 전량 처분했다. 이번 투자로 BNW는 91.1%의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했다.

에코프로비엠은 환경소재 및 2차전지 소재를 만들던 에코프로의 2차전지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세운 회사다. BNW는 2016년 이 회사가 발행한 신주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투입했다. 이후 삼성SDI 연구소장 출신인 장동식 BNW 부사장을 상근 등기이사로 파견했다. 36년 동안 2차전지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장 부사장은 삼성SDI 등 대기업 출신 인재를 대거 영입해 에코프로비엠의 영업력과 제조능력을 끌어올렸다.

체질을 개선한 에코프로비엠은 2차전지 수요 증가에 힘입어 실적이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5년 1410억원이던 매출은 2018년 5892억원까지 뛰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30억원에서 503억원으로 늘어났다. 에코프로비엠은 3월 코스닥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13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1조1525억원에 달한다.

에코프로비엠 투자에 성공한 BNW는 최근 성일하이텍이 발행한 200억원 규모의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SJ투자파트너스와 함께 인수했다. 보통주로 전환하면 BNW는 성일하이텍 지분을 15% 보유하게 된다. 성일하이텍은 국내 유일의 2차전지 재활용 업체다. 다 사용한 2차전지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 등 핵심 원료를 분리·재가공해 에코프로비엠 같은 2차전지 소재 회사에 납품한다. 지난해 전년 대비 66% 늘어난 832억원의 매출에 11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BNW는 삼성전자에서 반도체총괄 메모리제조담당 사장을 지낸 김재욱 대표가 2013년 세운 PEF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