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에선 요즘 해외 주식 중개 규모를 늘리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해외 주식 직구(직접투자)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이 부문이 새 수익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 6.9배↑…증권사 '마케팅 전쟁'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증권사들의 해외 주식 중개수수료 수익은 총 1168억원으로, 사상 처음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14년 총 458억원에 불과했던 증권업계의 해외 주식 중개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3176억원으로, 5년 만에 6.9배로 불어났다.

신한금융투자는 해외 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쪼개서 적립식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난 2일 시작했다. 이 서비스를 통해 개인투자자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36개의 상장지수펀드(ETF)와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등 25개 종목을 종목당 0.01주 단위(종목당 5만원 이상)로 매수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국내외 주식을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는 ‘글로벌 논스톱 매매 서비스’를 올 2월 선보였다. KB증권도 한국, 미국, 중국, 홍콩, 일본 등 글로벌 5대 시장 해외 주식을 환전수수료 없이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3월부터 계좌에 원화를 넣어두면 필요한 금액만큼 자동으로 환전해 해외 주식을 살 수 있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한 증권사 해외 주식 중개업무 담당 임원은 “국내 주식 중개수수료가 ‘제로’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해외 주식 직구 중개를 돌파구로 여기는 분위기”라며 “거래수수료에 환전수수료까지 챙길 수 있어 창구에서 프라이빗뱅커(PB)들이 해외 주식 투자를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투자지역에 따라 거래수수료율 0.2~0.5%를 적용한다. 환전수수료율은 1%를 기본으로 하고, 고객의 등급에 따라 할인해주는 경우가 많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