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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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초 14일 연속 상승 랠리를 이어가던 증시는 월말에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이달 들어서도 코스피지수는 2200선에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원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고, 1분기 기업 실적도 추정치를 밑돌면서 지루한 박스권 장세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투자자들 관심은 부동산, 채권 등에 투자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인컴펀드로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도 1분기에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가운데 기업 실적 악화로 변동성이 커지면서 인컴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 들어 3020억원 몰려

불안정한 증시…인컴펀드가 '믿을 맨' 될까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조사 대상 70개 인컴펀드에는 3020억원이 순유입됐다.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하는 40개 유형 테마펀드 가운데 연금저축과 퇴직연금 등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렸다. 같은 기간 배당주펀드에서 3781억원이 빠져나간 것을 비롯해 가치주펀드(3418억원), 삼성그룹펀드(1784억원), 코스닥벤처펀드(1304억원) 등에서도 뭉칫돈이 이탈했다.

인컴펀드는 채권이나 고배당주, 부동산 등에 투자해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꾸준히 쌓아가는 펀드다. 주식시장 등락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은 지난해 우려한 것보다는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불투명한 경기 전망의 악영향을 받으면서 박스권에서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자금이 인컴펀드로 몰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불안정한 증시…인컴펀드가 '믿을 맨' 될까
인컴펀드는 높은 수익을 보장하진 않는다. 수익률이 꾸준한 것이 장점이다. 70개 인컴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8.38%다. 가치주펀드(연초 이후 수익률 7.76%), 배당주펀드(7.82%) 등과 비교해 높다.

투자 기간을 늘리면 투자 안정성이 더 돋보인다. 지난해 글로벌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냈다. 1년간 평균 3.72%다. 같은 기간 주식형펀드는 11.88% 손해를 봤다.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여겨지는 배당주펀드(-6.81%), 가치주펀드(-8.79%) 등도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인컴펀드 중에서는 한국투자중국고배당인컴솔루션(연초 이후 수익률 21.69%)이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익을 냈다.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12.92%), ABL알리안츠인컴앤그로스(12.86%), 프랭클린미국인컴(10.05%) 등이 뒤를 이었다.

안전한 투자처 찾는 사람들 관심

불안정한 증시…인컴펀드가 '믿을 맨' 될까
투자자들은 인컴펀드 중에서도 채권형과 머니마켓펀드(MMF)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채권에 투자하는 하나UBSPIMCO글로벌인컴에는 올해만 2868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채권 명가로 유명한 핌코 상품을 선보인 것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운용사 측은 설명했다. 김종옥 하나UBS자산운용 본부장은 “인컴펀드에서 주로 넣는 고배당주, 우선주 등은 담지 않는다”며 “다양한 글로벌 채권에만 투자해 변동성이 낮고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펀드”라고 설명했다.

달러로 국내 MMF에 투자하는 신한BNPP달러화단기인컴에는 112억원의 투자금이 모였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배당과인컴(-288억원), 블랙록글로벌멀티에셋인컴(-218억원), 삼성누버거버먼글로벌인컴(-103억원) 등에서는 오히려 돈이 빠져나갔다.

같은 인컴펀드라도 펀드마다 채권, MMF, 배당주, 우선주 등 담고 있는 상품이 다양해 가입 전 확인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탁하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팀장은 “같은 채권도 듀레이션(잔존 만기) 설정에 따라 변동성과 수익성이 크게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컴펀드는 발생하는 수익을 일정 기간마다 정기적으로 챙길 수 있는 펀드다. 매달 월급처럼 지급하는 상품도 있다. 하지만 월지급식 상품을 선택할 때는 좀 더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수익이 나오지 않으면 정해진 분배금을 원금에서 주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원금이 줄면 월 수익도 따라서 감소하고 만기 시 원금을 보장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