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가 상용화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SK텔레콤 KT 등 통신주는 여전히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5G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주가가 상승 반전할 것이란 기대가 무색해졌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30일 장중 28만950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쭉 내리막길을 걷다가 이달 3일 25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KT도 지난해 12월 18일 장중 최고가인 3만1250원에서 꾸준히 하락해 3일 2만7650원에 마감됐다. LG유플러스도 지난 1월 4일 1만8700원에서 1만5100원(3일 종가 기준)으로 소폭 내렸다.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가 상용화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주가가 탄력을 받지 못하는 것은 마케팅 출혈 경쟁에 따른 설비투자 비용 증가 우려가 크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통신 담당 애널리스트는 “통신 3사가 모두 무제한 정액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월 3000기가바이트(GB) 이상 사용하는 ‘헤비 유저’가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되면 트래픽 분산을 위한 망 증설 투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통신망 구축에 필요한 부품·장비주는 여전히 강세다. 기지국 송수신 장비 공급업체인 케이엠더블유는 지난달 1일 3만200원에서 4만6250원(3일 종가)으로 53.1% 올랐고 오이솔루션(34.8%), 에이스테크(32.6%), 서진시스템(26.6%) 등 관련주도 강한 오름세를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이들 통신주가 그동안 바닥을 다진 만큼 조만간 상승 반전을 꾀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 외국인이나 기관투자가와 달리 개인투자자는 이 같은 가능성에 베팅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기도 했다. 개인투자자는 지난달부터 이달 3일까지 △SK텔레콤 304억원 △KT 969억원 △LG유플러스 59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신 3사의 5G 매출이 점차 올라오면서 주가도 서서히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며 “이달 중순 이후부터는 지금과 다른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