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사업을 하는 코스닥 상장사 파라다이스가 최근 2년 동안 불어난 적자의 여파로 ‘AA’급 신용도에서 내려올 위기에 몰렸다. 1조원 이상을 투자한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 실적이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하면서 차입금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파라다이스 'AA급' 신용도 위태
나이스신용평가는 파라다이스의 신용등급을 종전 ‘AA-’(등급전망 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지난 2일 한 단계 떨어뜨렸다. 파라다이스 모회사인 파라다이스글로벌의 등급도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이번 결정엔 회사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점이 반영됐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441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2017년(399억원)에 이어 2년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파라다이스시티를 운영하는 파라다이스세가사미가 530억원의 순손실을 낸 여파가 컸다.

파라다이스시티를 개장한 뒤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을 늘린 게 적자의 주요 이유로 꼽힌다. 중국 정부의 한국 관광 규제가 해소될 조짐이 보이긴 하지만, 여전히 반부패 관련 정책으로 중국 고객을 유치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여파로 차입금은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파라다이스의 총차입금은 1조61억원으로 2017년 말보다 15% 늘었다. 2014년 말(804억원) 이후 4년간 열 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에도 서울 장충동 사옥 신·증축에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임을 고려하면 차입금 규모는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강서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파라다이스시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한 데다 연이은 투자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며 “단기간 내에 실적 개선을 이뤄 재무 부담을 줄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