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이 베트남 현지 증권사를 인수해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한화증권 등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들은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를 중심으로 올 들어 적극적인 동남아 진출에 나서고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한화證, 하노이 HFT증권 인수…베트남시장 공략 '시동'
한화증권은 베트남 국가증권위원회로부터 현지 HFT증권 지분 90.05% 인수를 위한 최종 인가를 받았다고 29일 발표했다. 2003년 설립된 HFT증권은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온라인 주식거래 전문 증권사다. 권희백 한화증권 사장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베트남 시장 진출에 성공함으로써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베트남 업계 최상위 온라인 디지털 전문 증권사로 성장시켜 동남아에서 한화금융네트워크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2009년 국내 생명보험사 중 처음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 현지 업계 8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18일 베트남 최대 도시인 호찌민에 주재사무소를 설치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한화증권을 둘러싼 일련의 움직임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상무에게 힘을 싣기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 상무는 작년 말 한화생명 미래혁신부문장을 맡으며 경영 보폭을 크게 확대했다.

한화증권은 지난 2월 한화자산운용을 대상으로 10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증자가 완료되면 한화운용은 한화증권 지분 19.63%를 보유해 현 최대주주인 한화첨단소재(지분율 15.5%)를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한화 금융계열사 지배구조도 확립했다. 한화증권의 최대주주가 금융회사로 바뀌면서 금융 영역에서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한화증권의 자기자본은 9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늘어 중·대형사로서의 규모도 갖추게 된다. 자기자본을 지렛대로 투자은행(IB)과 자기자본투자(PI) 등 사업에 투자할 여력도 그만큼 커진다. 한화증권은 지난달 제3인터넷전문은행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토스은행(가칭)에 247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지분율 9.9%)로 올라섰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