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24일 오후 3시40분

총 47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두산중공업의 임직원들이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신주에 전량 청약키로 했다. 보호예수가 해제될 때까지 1년간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내부의 기대감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최근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전청약을 진행해 우리사주조합 배정물량 1700만주 전량에 대한 수요를 확보했다. 주당 발행가액(잠정) 5550원 기준 944억원어치다. 두산중공업은 총 8500만주, 4718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최종 발행가액은 다음달 2일 확정한다.

직원들의 적극적인 청약의지 표현은 회사 주가가 신주 발행가액보다 비싼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두산중공업은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신주 발행가보다 24% 비싼 6900원으로 마감했다. 유상증자 법인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신주 물량의 20%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해야하며, 이는 1년간 팔 수 없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자회사 지원 부담이란 악재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돼 반등을 기대할만 하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매력을 키웠다는 평가도 있다. 두산중공업 주가는 2016년 말 2만원을 웃돌았으나 2017년 10월 정부의 ‘탈원전 로드맵’ 확정 등의 악재로 1년 반 동안 3분의 1토막났다.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이 알려진 지난 2월22일 이후로는 20% 넘게 떨어졌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본부장은 “탈원전 정책이 주가를 짓누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정책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며 “두산건설 추가지원 부담도 낮아져 삼성중공업처럼 청약 직원들에게 수익이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작년 4월 2820억원어치 우리사주 배정물량에 100% 청약한 삼성중공업 임직원들은 1년이 지난 현재 40%수준의 평가차익을 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다음달 8~9일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청약신청을 접수할 예정이다. 우리사주조합과 기존 주주 청약에서 나오는 실권 물량은 일반 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은 5월13~14일에 진행된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