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채권자금 석달만에 순유입 전환…흐름 바뀌나
한미 금리 역전으로 자금 유출 우려가 나온 가운데 지난달 외국인 채권자금이 순유입했다.

자금 흐름의 변화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외국인 채권자금은 13억1천만달러 순유입했다.

외국인 채권자금이 순유입된 것은 지난해 12월(13억5천만달러) 이후 3개월 만이다.

올해 1월은 32억3천만달러, 2월 1억9천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한 바 있다.

각국 중앙은행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유동성이 늘어났고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 선진국 금리가 0%대라 외국인들이 차선책으로 한국채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채권은 러시아 등 신흥국 국채보다 금리는 낮지만 부도 위험이 적어 이머징 마켓에서 안전자산으로 인식된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7% 수준으로 러시아(7.9%대)보다 낮다.

다만 지난달 5년 만기 CDS 프리미엄은 월평균 30bp(1bp=0.01%포인트)로, 129.8bp인 러시아보다 훨씬 양호했다.

투자자들이 위험 부담을 크게 지지 않으면서 적당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뜻이다.

다른 신흥국보다 채권 호가가 촘촘해 투자자들이 원하는 채권을 매입할 수 있고 거래가 활발하다는 점도 투자유인이다.

재정거래 차익도 투자자금을 들어오게 하는 배경이다.

외국인이 한국 국채를 매입할 때는 통화스와프 시장에서 달러를 빌려주고 원화를 받아 투자한다.

이때 외국인은 원화를 빌린 대가로 CRS 금리를 지급하는데, 국고채 금리에서 CRS 금리를 뺀 값을 보통 재정거래 차익이라고 한다.

지난달에는 CRS 금리가 소폭 하락하는 추세를 보여 외국인 입장에선 한국 채권시장에 돈을 넣을 유인이 늘었다.

CRS 1년 금리는 3월 초 1.6%대였으나 월말께 1.5%대로 낮아졌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가 미국보다 낮지만 외국인들은 채권 수익률과 재정거래 유인을 종합해 봤을 때 한국 국채 수익률이 높다고 여겨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 채권자금이 계속 유입할지는 미지수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채권은 이머징 마켓 중에서 안전자산인 데다 재정거래 유인도 크다"면서도 "다만 외국인 투자자금 규모 자체가 커지거나 한국채권이 더 주목받지 않는 이상 순유입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