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투자 '대박 성과' 잇따라

이연제약, 바이로메드 99억 투자
10여년 만에 매각…1200억 확보
바이오株 투자 '10배 차익' 낸 제약사들

신약 개발에 나선 바이오 벤처기업에 투자해 ‘대박’을 친 제약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독(26,450 -0.19%)·부광약품(16,850 -0.88%)·이연제약(16,150 -2.12%) 등 제약사는 투자금 대비 10배 이상을 거둬들였다. 일동제약(20,150 0.00%)도 4배에 가까운 차익을 남겼다. 적은 돈으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기존 제약사와 시장의 안정적인 판로를 얻으려는 바이오 벤처기업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이 같은 지분 투자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독, 제넥신(67,900 -0.73%) 지분매각으로 1100% 수익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지난달 항암제 개발사 셀리버리(46,100 -1.18%) 주식 18만 주 전량을 매도해 87억원을 현금화했다고 공시했다. 일동제약은 2017년 2월 셀리버리가 시행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상환전환우선주(RCPS) 18만 주를 20억원에 인수했다. 셀리버리가 지난해 11월 ‘성장성 특례상장 1호’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면서 우선주는 보통주로 전환됐다.

부광약품도 지난해 8~10월 석 달간 안트로젠(54,800 -1.44%) 주식 40만 주를 장내 매도해 377억원을 회수했다. 올 1월에도 안트로젠 주식 60만 주(397억원 규모)를 장내 매각 및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로 추가 처분했다. 일부 지분만 팔았지만 2000년 안트로젠 설립 당시 투자금(약 4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부광약품은 아직 안트로젠 지분 7%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한독은 지난해 유전자 치료백신 바이오 업체인 제넥신 주식을 매도했다. 지난해 2월 한독은 보유했던 제넥신 370만 주 중 장내에서 약 12만 주를 111억원에 팔았다. 한독은 2012년 유상증자 참여와 전환사채(CB) 매입으로 330억원을 투자해 제넥신 최대주주가 됐다. 매입 단가 평균은 주당 7400원이었다. 지난해 처분가(약 9만2600원)를 감안하면 1100% 이상 수익률을 냈다. 2017년 말에도 한독제넥신 주식 54만 주를 274억원에 처분했다.

이연제약은 작년 1분기 바이로메드(211,500 +3.93%) 4만6000주를 106억원에 장내 매도했다. 작년 7월에는 56만944주를 블록딜로 1103억원에 처분했다. 이에 따라 이연제약바이로메드 보유 지분 3.80% 가운데 10주만 남기고 모두 처분했다. 2007년 바이로메드 유상증자에 처음 참여한 이후 99억원가량 투자한 것을 감안하면 12배가량의 차익을 남겼다. 이연제약 관계자는 “회수한 자금은 충주 신공장 투자 등에 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셀리버리, 올해 주가 186% 상승

이 같은 제약사들의 바이오벤처 투자는 업계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신생 바이오주 투자는 초기 비용이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리스크(위험)가 작다는 장점이 있다. 바이오주가 상장되거나 주가가 오르면 차익금을 다른 시설투자 등에 쓸 수도 있다. 신약 개발에 성공해 ‘잭팟’이 터지면 금상첨화다. 바이오벤처 입장에선 유명 제약사의 투자로 기업 가치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다.

통상 제약사가 유력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을 가진 바이오주와 제휴를 맺어 지분을 사들인다. 유한양행(247,000 +1.44%)은 작년 9월 코넥스에 입성한 엔솔바이오사이언스의 2대 주주(11.75%)다. 2009년 엔솔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YH14618) 기술이전을 받아 공동개발에 나선 게 지분 투자의 계기가 됐다. YH14618은 작년 7월 미국 스파인 바이오파마사와 로열티 계약을 맺기도 했다. 2015년 한올바이오파마(28,500 +3.07%)를 인수한 대웅제약(159,500 +0.31%)(지분율 30.0%)은 한올바이오파마와 안구건조증 치료 신약(HL036)을 공동 개발 중이다. HL036은 지난달 미국 임상 3상을 시작했다.

전문 제약사들이 투자한 종목의 수익률도 양호한 편이다. 올 들어 제약·바이오주 부진 속에서도 셀리버리제넥신은 각각 186.2%, 6.23%(지난 19일 기준) 올랐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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