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잇따라 거래정지를 당하면서 투자자들의 중국 기업 불신이 또다시 확산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중국 기업 차이나그레이트는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으로 ‘의견거절’을 받았다고 지난 18일 공시했다. 감사의견 거절은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 등을 위해 차이나그레이트의 주식 거래를 19일부터 정지시켰다.

中기업 또 상장폐지?…차이나그레이트 '의견거절'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 이스트아시아홀딩스도 같은 날 오후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외부감사인이 아직 선임되지 않아 시한인 22일까지 감사보고서를 발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국 기업들의 투명성 이슈가 부각되자 19일 씨케이에이치(-14.09%), 헝셩그룹(-4.61%), 에스앤씨엔진그룹(-1.23%) 등 주요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대한 불신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화풍방직이 2007년 한국 증시에 입성한 뒤 잇따라 상장한 23개 중국 기업 가운데 11개가 상장폐지됐다. 보난자제약, TBI 등 상장을 준비 중인 중국 기업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중국 기업 기피 현상으로 제대로 된 몸값을 평가받을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감사보고서에서 ‘적정’ 의견을 받았다고 공시한 크리스탈신소재(2.29%)나 컬러레이(3.61%) 등은 19일 오히려 상승 마감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강화된 외부감사법으로 한국 기업들도 비적정 감사의견을 많이 받는 만큼 중국 기업 한두 곳을 놓고 ‘차이나 포비아’로 뭉뚱그려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