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발표곡 9개로 월드투어 스타트
올해 겨우 14곡 넘겨
돔 관객 계산법 역시 '뻥튀기' 비아냥
북미 기대감 맞지만…과도한 언플에 오히려 '반감'
블랙핑크/사진=한경DB

블랙핑크/사진=한경DB

미국 투어 매진, 20만5000석 규모 일본 돔 투어, 빌보드 메인차트 한국 걸그룹 최고 성적…블랙핑크의 최근 활약은 과연 독보적이라는 평가다. 방탄소년단의 활약을 잇는 월드 클래스 그룹으로 성장하리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블랙핑크를 너무 과도하게 포장하는 것은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가 안팎으로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기에 블랙핑크의 과대 홍보가 YG엔터테인먼트 주가 방어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블랙핑크는 지난해 유니버설뮤직 그룹 대표 레이블 인터스코프레코드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본격적으로 미국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17일 미국 로스엔젤레스를 시작으로 시카고, 해밀턴, 뉴어크, 애틀랜타, 포트워스 등에서 북미 투어도 진행 중이다. 이는 블랙핑크 월드 투어의 일환이다. 블랙핑크 월드 투어는 아시아와 북미를 거쳐 유럽, 오세아니아 등 세계 4대륙 22개 도시에서 29회에 달하는 대규모 공연이다.

북미 지역에서 블랙핑크는 분명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미국 최대 음악 축제인 코첼라에서 한국 아이돌 최초로 참여했고, CBS '레이트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 ABC '굿모닝 아메리카', ABC '스트라한 앤드 사라' 등 미국 유명 토크쇼에도 출연하고 있다.

여기에 이달 초 발표한 새 앨범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는 빌보드 메인차트인 빌보드 200 24위, 핫100 41위에 각각 올랐다. 이는 한국 걸그룹 중 최고 성적이다. '포스트 방탄소년단'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블랙핑크의 활약이 좀 더 과하게 전달되는 부분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의 북미 공연 6만 석이 이미 지난 2월에 모두 매진됐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2회 추가 공연까지 확정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매진 발표 후에도 많은 티켓 사이트에서 블랙핑크의 티켓을 손쉽게 구할 수 있었고, 그 규모가 취소표로 보기엔 너무 많았다. 리셀러 사이트 중엔 15만 원 가량의 블랙핑크 콘서트 티켓을 10분의 1 가격으로 올려놓은 곳도 있었다. 티켓이 팔리지 않았다는 증거다.

일본 돔투어 관객 규모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블랙핑크는 오는 12월 4일부터 내년 2월까지 일본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3개 도시에서 4회에 걸쳐 돔 투어를 진행한다. YG엔터테인먼트 측은 총 20만5000만 명 규모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이전까지 다른 가수들의 돔 투어 규모와 비교했을 때 블랙핑크가 모든 공연을 매진시켜도 동원할 수 있는 인원 수는 20만5000명이 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전의 한국 가수들이 도교돔에서 5만 명,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4만 명, 후쿠오카 돔에서 4만4000명 정도를 동원한 것을 고려하면 총 17만 4000명 정도라고 예측할 수 있다는 것.

좌석 배치 등을 통해 수량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일본 내에서 수년째 돔 투어를 진행 중인 동방신기, 방탄소년단과 신드롬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트와이스보다 블랙핑크가 더 빼곡하게 좌석 배치를 했겠냐는 의혹도 제기되면서 'YG계산법'이라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블랙핑크가 발표한 음반에 비해 너무 무리하게 투어 규모를 키운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크다.

2016년 8월 데뷔한 블랙핑크의 첫 단독 콘서트는 지난해 11월 올림픽공원 내 체조 경기장이었다. 단독 공연을 할 당시 블랙핑크의 발표곡은 겨우 9곡이었다. 2~3시간에 달하는 단독 콘서트를 채우기엔 부족한 곡 수다. 결국 블랙핑크는 자신들의 단독 콘서트에서 선배 가수들의 커버 무대를 하면서 공백을 메워야 했다.

여기에 블랙핑크는 1만 석 규모의 체조 경기장에서 단독 공연을 한 지 1년 만에 5만석 규모의 돔에서 콘서트를 진행하게 됐다. 올해 초 진행됐던 몇몇 아시아 투어에서는 아레나 급 공연장을 다 채우지 못했다는 증언들이 나왔던 만큼 블랙핑크의 활동이 보다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블랙핑크의 무리한 홍보, 공연 배경으로는 YG엔터테인먼트의 위기가 언급되고 있다.

현재 YG엔터테인먼트는 1998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 그룹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은 군 특혜 의혹에 불거져 김용우 육군 참모총장이 지난달 14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엄정하고 공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고, 탑은 의경 복무 중 마약 투약 사실이 밝혀져 직위가 해제됐다. 더욱이 승리는 자신이 운영자라고 밝혔던 클럽 버닝썬에서 성폭행, 불법촬영, 마약투약, 경찰 유착 등의 범죄가 발생했다는 의혹과 성접대 정황이 공개되면서 팀에서 탈퇴했다. 지드래곤의 전역 후에도 빅뱅 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인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와 살림을 맡고 있는 동생 양민석 대표는 승리의 홍대 클럽이라고 알려졌던 러브 시그널의 실제 대표로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 역시 지난 3월 20일부터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승리가 성접대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진 다음 날인 3월 11일 YG엔터엔먼트는 전 거래일 대비 14.10%(6100원) 하락하며 시가총액 1109억 원이 증발했다. 최근 1년 간 5만8000원까지 거래됐던 YG엔터테인먼트 주식은 지난 19일 3만6550원에 장을 마쳤다.

여기에 YG엔터테인먼트는 오는 10월 프랑스 명품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이하 루이비통) 그룹과 맺은 상환전환우선주도 반환해야 한다.

상환우선주는 약속한 기간이 되면 발행 회사에서 상환을 받거나, 발행회사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우선주를 말한다. YG엔터테인먼트는 2014년 루이비통 그룹과 해당 계약을 맺었고, 루이비통 그룹 계열사인 그레이트월드뮤직인베스트먼트은 YG엔터테인먼트에 610억5000만 원을 투자했다. 당시 루이비통은 YG엔터테인먼트와 1주당 4만3574원으로 계약했지만,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상환을 할 경우 연 복리 2%이자가 더해져 670억 원을 돌려줘야 한다.

루이비통과 맺은 상환전환우선주 반환을 막기 위해서라도 주가 회복이 필요한 만큼 "주가 방어를 위해 블랙핑크 띄우기에 필사적인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는 것.

위기의 YG엔터테인먼트에서 블랙핑크는 유일한 희망이 된 셈이다. 증권가에서도 블랙핑크의 활약에 집중하며 매수 의견을 전하는 이들도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블랙핑크가 받고 있는 성적표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만큼 좀 더 내실을 다지는 시간이 YG엔터테인먼트에도 필요하다는 조언도 적지 않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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