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 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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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소식에 잠시 휘청였던 슈피겐코리아 주가가 다시 반등하고 있다. 김대영 슈피겐코리아 대표의 블록딜이 회사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을 훼손하진 않는 만큼 추가 하락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다.

19일 오전 9시57분 현재 슈피겐코리아는 전날보다 4900원(7.14%) 상승한 7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버행 이슈에 급락했던 주가가 반등하는 모양새다.

슈피겐코리아는 최대주주의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이슈에 지난 12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8만원대였던 주가는 지난 17일 6만8500원(종가 기준)까지 고꾸라졌다. 이 기간 주가는 15.01%나 빠졌다.

슈피겐코리아는 최대주주인 김대영 대표가 119만3955주(19.2%)에 대해 블록딜을 진행한다고 지난 16일 장 마감 후 밝혔다. 해당 주식은 16일 종가 기준 15% 할인율이 적용된 6만3920원으로 지난 17일 매매거래가 체결됐다. 같은 날 슈피겐코리아는 김 대표가 보유한 주식 수가 248만6545주(지분 40%)로 줄었다고 공시했다. 앞서 김 대표가 보유한 지분은 59.2%였다.

이번 블록딜은 미국 과세대상 요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진행됐다. 김 대표는 현재 미국 영주권자로 미국에도 개인 소득 납세 의무를 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세제 개편으로 신설된 송환세 영향으로 CFC(Controlled Foreign Corporation, 피지배해외법인) 규정이 마련됐다. 미국 세무당국은 해당 규정에 따라 미국 외 설립된 해외법인이어도 미국 주주(자연인 및 회사 포함)들의 해당 해외법인에 대한 지분율이 50%인 경우, 해당 해외법인에서 발생하는 각종 수익 및 이익잉여금을 지분율 10% 이상 보유한 미국 주주의 개인소득으로 본다. 더불어 이에 대한 별도 세금을 산출하고 징수한다.

이에 슈피겐코리아 지분의 59.2%를 보유한 김 대표의 이자수익, 임대수익 등 영업 외 수익 일부와 이익잉여금이 과세 소득으로 적용됐다. 슈피겐코리아는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북미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증권가는 주가 조정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한경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록딜에 따른 매물 출회로 단기 주가 변동성이 심화할 수 있지만, 주가는 올해 예상 주가수익율에서 거래되고 있어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CFC 이슈 해소로 추가적인 대주주 지분 매각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했다.

한경래 대신증권 연구원도 "회사의 성장 방향은 변함이 없는 만큼 1분기 매출액 648억원, 영업이익 120억원으로 기존 추정치를 유지한다"며 "향후 창고세이버 아마존세이버 등 신규 서비스 출시에 따른 아마존 판매 솔루션 회사로 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9.7배로 온라인 B2C(기업과 소비자 거래)판매 업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주식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