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 10명 중 8명은 재취업을 위해 고용시장을 전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 후 20년 가까이 일을 계속해야 비로소 쉴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미래에셋대우은퇴연구소에 따르면 50~60대 은퇴자 중 80%가 다시 일자리를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 50~69세 퇴직자 18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연구소는 “5060 퇴직자들은 마치 노마드족(유목민)처럼 여러 일자리를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장에서의 은퇴 연령은 평균 52~56세였지만 이후에도 일자리를 전전하다 실제 퇴직하는 연령은 72.9세(남성 기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5060 퇴직자의 75.8%가 해고, 폐업 등 회사 사정이나 건강 악화 등 개인 사정으로 일을 그만뒀다. 이 때문에 전체의 41.2%는 재취업 준비를 하지 못하고 회사를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재취업하게 된 동기는 경제적 필요성(43.3%)이 가장 컸다. 가계 보유 자산이 낮거나 부채가 있는 경우 재취업 확률이 높았다. 재취업자 절반(51.0%)은 2개 이상의 일자리를 거쳤다. 남성 저연령 고학력일수록, 처음으로 재취업한 일자리의 여건이 좋을수록 오래 일했다.

재취업에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인적 네트워크(26.3%)를 꼽았다. 재취업 구직기간은 평균 5.1개월, 재직기간은 평균 18.5개월이었다. 처음 재취업했을 때 퇴직 전과 비교해 소득이 36.9% 하락하는 등 근로여건은 크게 변화했다. 동종에서 일자리를 구하면 다른 업종으로 옮겨간 것에 비해 소득과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취업 성공 요인으로는 ‘퇴직 전 경력’(40.6%)과 ‘눈높이 낮추기’(22.5%) 등을 꼽았다. 정나라 미래에셋대우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퇴직과 재취업 문제는 5060세대 개인의 일이 아니라 국가적인 문제”라며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상황에서 중고령자 재취업 문제를 국가 성장동력 유지를 위한 사회적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