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 등 변동성 줄어 5%대가 주력상품으로
자산가들 "아쉽네"
홍콩H 등 주요국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되는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의 목표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다. 작년 4분기에만 하더라도 연 7~8%대 상품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연 5%대가 ‘주력’이 됐다. 증권사가 제시하는 목표수익률이 1분기 만에 2~3%포인트 떨어지자 ELS 투자자들은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고 있다.
年 6%짜리 '지수형 ELS' 다 어디갔지?

연 5%대로 떨어진 목표수익률

11일 삼성증권(34,650 -0.29%)에 따르면 이 증권사는 지난 2월과 3월에 목표수익률 연 6% 미만인 ELS를 6% 이상인 상품보다 더 많이 발행했다. 2월엔 6% 미만짜리를 268억원어치, 6% 이상 상품은 59억원어치 팔았다.

3월엔 발행물량이 각각 892억원과 772억원이었다. 이 증권사가 목표수익률 6% 미만짜리 ELS를 6% 이상인 상품보다 더 많이 발행한 것은 작년 8월 이후 처음이다. 다른 증권사들도 비슷한 분위기다. NH투자증권은 1분기에 매달 6% 미만 ELS 발행물량이 그 이상짜리보다 많았다. 1분기에 목표수익률 6% 미만 ELS는 총 712억원, 6% 이상 상품은 78억원어치를 찍었다.

최근 1~2개월 새 ELS 목표수익률이 눈에 띄게 낮아진 것은 지수 변동성이 줄어들어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 설계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발행되는 ELS의 기초자산과 연계된 옵션에 투자해 수익을 내고 이를 투자자에게 되돌려준다. 기초자산의 등락폭이 커지지 않으면 옵션 거래로 수익을 올리기가 쉽지 않아 높은 ELS 목표수익률을 제시할 수 없다.

증권사들은 수익률 기대치가 높은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지수보다 변동성이 큰 개별 종목이나 실물자산을 기초자산 중 하나로 끼워넣어 목표수익률을 높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4월 9~12일 진행하는 공모청약에 선보인 ELS와 기타파생결합증권(DLS) 10개 중 6% 이상 목표수익률을 제시한 상품은 6개다. 이들은 홍콩H, 유로스톡스50, 닛케이225지수 중 지수 1~2개와 서부텍사스원유(WTI), 브렌트유, 포스코 중 1~2개를 섞어 총 3개로 기초자산을 구성했다.

아쉬워하는 부자들

ELS는 기초자산이 가입시점의 40~50% 미만으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연 5~10%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상품이란 평가를 받는다. 보수적 성향을 가진 고액자산가들의 투자수요가 많다. 강우신 기업은행 한남동WM센터장은 “ELS 투자자 중엔 종목이나 실물자산이 기초자산에 섞여 있는 상품은 손실 가능성이 높다며 관심을 안 두는 사람이 많다”며 “1분기에 조기상환에 성공한 ELS 투자금을 재투자하려는 고객이 많은데, 기대수익률이 낮아져 아쉬워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LS 기초자산으로 많이 쓰이는 홍콩H지수가 급락하면서 2016년 1분기 손실 가능구간(녹인 배리어)에 진입했던 ELS들이 작년 1분기에 대거 상환됐다. 이때 상환된 자금은 대부분 ELS에 재투자됐다. 이로 인해 지난해 ELS 발행액은 총 86조7000억원으로, 2017년보다 5조6000억원(6.9%) 증가했다.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ELS 발행액은 2017년 16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49조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홍콩H지수가 포함된 ELS 발행비중은 22.6%에서 63.8%로 껑충 뛰었다.

2015년 11월 금융당국이 홍콩H지수 쏠림현상을 막기 위해 도입한 ELS 발행총량규제가 작년 1월 종료됨에 따라 홍콩H지수를 기초로 한 ELS 발행이 다시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사 강남 WM센터에서 영업하는 한 프라이빗뱅커(PB)는 “5~6개 증권사의 계좌를 트고, 각 증권사 지수형 ELS의 목표수익률을 비교한 뒤 1%포인트라도 목표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찾는 스마트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송종현/오형주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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