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이슈 발생한 기업들, 대응 전략 살펴보니…

세아홀딩스는 큰 폭 배당 대신
지분 팔아 상속세 마련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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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29,550 +0.17%) 등 최대주주의 지분 상속 이벤트가 발생한 기업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오너 일가의 상속세 납부를 돕기 위해 이들 기업이 배당을 늘릴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상속세 재원 마련에는 배당 확대 외에도 지분이나 계열사, 부동산 처분 등 다양한 방법이 있는 만큼 기업이 처한 상황을 잘 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70,100 -0.28%)그룹 지주사인 LG는 1400원(1.82%) 오른 7만830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23.2% 떨어졌지만 올해는 12.0% 올랐다. LG전자(60,600 -0.16%) 등 자회사 실적 개선과 함께 배당 확대 기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NICE·천일고속 등 배당 확대로 상속세 마련

LG는 지난해 구본무 전 회장이 별세하면서 최대주주가 구광모 회장으로 바뀌었다. 구 회장 등 상속인의 상속세는 역대 최대 규모인 9215억원이다. 1차로 약 1500억원을 납부했으나 앞으로 몇 년간 나머지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선 배당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구 회장이 LG 지분만 갖고 있어 다른 계열사 지분을 팔아 재원을 마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LG는 2017년까지 3년 동안 유지하던 주당배당금(DPS) 1300원을 지난해 2000원으로 높여 역대 최대인 3517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배당총액/지배주주 순이익)은 2017년 9.5%에서 작년 18.9%로 높아졌다. LG 관계자는 “2017년에는 일회성 주식 매각이익 때문에 배당성향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별도 순이익 기준 배당성향은 60%대에 달한다”며 “앞으로 배당금이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NICE(20,300 +0.74%)그룹 지주사 NICE도 지난해 총 68억원을 배당해 2017년 46억원에서 껑충 뛰었다. 지난해 3월 김광수 NICE그룹 회장이 별세하면서 최대주주가 장남인 김원우 씨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당초 상속세 납부를 위해 NICE신용평가 등 계열사 매각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지만 결국 주식담보대출 후 배당을 통해 상환하는 방향으로 결정됐다.

천일고속(70,000 +1.89%)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공격적으로 배당을 확대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2014년까지 배당을 하지 않던 이 회사는 2015년 86억원, 2016년 114억원, 2017년 218억원으로 배당을 급격히 늘렸다. 2015년 박남수 천일그룹 명예회장 별세로 상속세 마련이 급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2억원의 순손실을 낸 가운데서도 86억원을 배당했다.

반면 세아홀딩스(81,300 -0.25%)는 2013년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 별세 후 장남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이 최대주주로 변경됐지만 큰 폭으로 배당이 늘지 않았다. 세아제강(63,800 +0.47%) 지분을 팔아 상속세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19.12%였던 이 부사장의 세아제강 지분율은 4.2%로 떨어졌다. 그는 지난해 9월 1700억원 규모의 상속세를 모두 납부했다. 오뚜기(581,000 -1.02%)도 2016년 상속 이슈가 발생했지만 배당이 증가하지 않았다.

상속세를 내기 위해 기업을 통째로 매각한 경우도 있다. 농우바이오(11,900 0.00%) 상속인은 1000억원이 넘는 상속세를 감당하지 못해 2014년 NH농협금융지주에 지분 전량을 넘겼다. 이런 경우엔 배당 확대를 기대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대표는 “상속 이슈가 배당 확대 기대를 높이는 것은 맞지만, 배당 외에 다른 방법이 동원될 수 있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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