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 주가가 3일 일제히 하락했다. KTSK텔레콤이 5세대(5G) 이동통신 무제한 요금제를 앞다퉈 내놓으면서 출혈 경쟁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기존 LTE(4세대 이동통신)보다 10~20배 빠른 5G는 5일 상용화에 들어간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LG유플러스는 950원(6.07%) 내린 1만4700원에 마감했다. SK텔레콤은 3.19%, KT는 0.73% 하락했다. 전날 KT가 파격적으로 8만원대 5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은 영향이다. 증권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해할 수 없는 요금 정책”이라며 “KT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과당 경쟁으로 통신사들의 올해와 내년 이익 증가폭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가에선 5G 상용화를 계기로 하락하던 무선통신 가입자 1인당 평균매출(ARPU)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해왔다. 정지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3G에서 4G로 전환하며 ARPU가 반등한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5G 전환에 대한 시장 기대가 컸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조3306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를 멈추고 5.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올해 영업이익이 각각 13%, 1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 연구원은 “5G 시장을 둘러싼 과당 경쟁으로 이익 전망치가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날 SK텔레콤이 올해 말까지 한시적이지만 8만원대 5G 무제한 요금제를 발표하며 이 같은 우려를 부추겼다. LG유플러스도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