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바이러스 치료제인 암젠의 임리직이 미국 애틀랜타에서 개최되고 있는 미국암학회(AACR 2019)에서 삼중음성 유방암 대상 술전요법 형태의 최신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술전요법이란 종양제거 수술을 위해 사전에 암세포의 크기를 줄이는 것을 말한다.

3일 외신 등에 따르면 연구 책임자인 미국 모피트 암센터의 하템 솔리만 교수는 삼중음성 유방암 9명 환자 대상으로 술전요법 형태로 임리직과 화학요법을 함께 시행한 결과 5명의 환자(약 55%)에게서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 관해(CR)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완전 관해를 유도할 수 있었던 것은 종양 안으로 많은 면역세포를 침투시켰기 때문이다. 솔리만 교수는 임리직과 같은 항암바이러스는 직접적인 종양 용해 뿐 아니라 항종양 반응으로 완전 관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삼중음성 유방암에 현재 사용되고 있는 표준 술전요법인 화학요법에서는 완전 관해가 30%에 그친다고 알려져 있다.

항암바이러스인 임리직은 종양 조직에 직접 주입하면 암세포 내에서 번식해 종양세포의 괴사를 유도한다. 또 종양세포가 죽으면서 나오는 물질들에 체내 면역체계가 반응해 종양을 공격한다. 임리직은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유전자 재조합 치료제다.

이번 발표는 비록 소규모 연구자 주도 임상이지만,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에 있어 항암바이러스 요법이 기존 표준치료 방법을 뛰어넘을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국내에서는 신라젠이 항암바이러스를 개발하고 있다. 간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펙사벡은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중 임리직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 속도가 빠르다.

신라젠은 최근 11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유방암을 대상으로 펙사벡과 면역관문억제제 병용요법을 개발할 계획이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