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의 입’ 중국 식품 시장을 공략할 국내 식품업체를 찾기 위한 증권가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국내 식품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성장성이 돋보이는 중국 시장의 트렌드에 맞춘 기업의 주가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입맛' 변하는 중국시장 잡아라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PC삼립은 3000원(2.11%) 떨어진 13만95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조정을 받았지만 SPC삼립 주가는 지난달 이후 22.34% 올랐다. SPC삼립은 지난달 28일 중국 톈진시에 400억원을 투입한 SPC톈진공장을 준공했다고 알리며 매수세가 몰렸다. 중국은 1980년대생 이하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빵 소비가 급증하면서 베이커리 업종의 새로운 무대로 부상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베이커리 시장은 연간 44조원 규모”라며 “SPC삼립은 핵심 생산기지인 톈진공장을 활용해 중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식품 업체들의 중국 시장 전략에서 앞으로의 주가 향방을 읽어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식품 시장이 양적, 질적 성장을 거듭하면서 ‘프리미엄’과 ‘웰빙’이 트렌드로 떠오르는 만큼 중국 시장에서 차별화된 입지를 확보한 업체들의 성장성이 밝다는 분석이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신선식품 소비가 확대됐고, 건강기능식품 시장도 2010년 이후 연평균 11.2% 성장 중”이라며 “소비재 시장에서도 대중적인 제품보다는 프리미엄 제품들의 성장률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KB증권은 간편식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CJ제일제당, 중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라면으로 포지셔닝에 성공한 농심, 식습관 서구화에 따른 성장이 예상되는 SPC삼립 등을 수혜주로 꼽았다.

식품 기업이 한한령(한류금지령)의 타격에서 빠르게 벗어났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농심이 대표적이다. 농심 중국 법인은 2017년에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26억원의 적자가 발생했지만 이듬해인 작년에는 매대 회복과 온라인 강화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 71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박 연구원은 “올해부터는 서부 내륙 시장으로의 확장이 재개되는 만큼 기업가치 회복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B증권은 농심 중국 법인의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9.0% 증가한 85억원일 것으로 전망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