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이 불안하다고?…좋은 주식 싸게 살 절호 기회"
신흥국 증시가 ‘안갯속’에 놓였다. 세계 최대 수요처인 미국과 중국 등의 경기가 둔화하면서 신흥국 경기의 앞날도 장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각국 증시는 거시경제 지표와 정치적 상황, 외국인 매수세 등에 따라 오르내리고 있다. 신흥국 증시를 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에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고 있다.

이상훈 이스트스프링인베스트먼트 글로벌이머징마켓 주식포트폴리오 매니저(사진)는 ‘역발상 투자’를 강조했다. 이 매니저는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흥국에 대한 우려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지만 장기보유할 만한 우량주를 싸게 사려는 투자자에겐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이 매니저는 싱가포르에서 신흥 아시아 주식 전략을 맡고 있다.

그는 중국 증시가 유례없는 양극화 상태에 있다고 지적했다. ‘BATJ’(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징둥)로 대표되는 인터넷 관련 종목과 헬스케어 관련주는 고평가된 반면 이외 대부분 종목은 극심한 저평가 상태에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경기 민감 산업재, 에너지, 금융, 자동차나 가전 등 임의소비재 업종에 저평가 매력이 큰 종목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 역시 전반적으로 저평가돼 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와 멕시코도 투자 기회가 많다는 분석이다. 반면 브라질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많이 오른 상태라 밸류에이션 매력이 비교적 낮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이 매니저는 국내에 설정된 ‘이스트스프링 글로벌 이머징 펀드’가 자산 대부분을 투자하는 ‘이스트스프링 글로벌 이머징마켓 다이나믹 에쿼티 펀드’를 운용한다. 신흥시장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다.

펀드 포트폴리오의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은 1.2배다. MSCI 신흥시장(EM) 지수의 지난 10년 평균 PBR(1.8배)보다 낮다. 이 매니저는 “시장이 장기적으로 평균선을 향해 간다는 것을 고려하면 50% 이상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펀드는 대만 반도체 제조사 TSMC(5.5%), 삼성전자(4.7%), 중국 건설은행(3.9%), 남아프리카공화국 미디어 기업 내스퍼스(3.4%), 인도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 인포시스(3.2%) 등을 많이 편입하고 있다(지난 2월 말 기준). ‘이스트스프링 글로벌 이머징 펀드 1호’는 연초 이후 8.25%(지난달 29일, C4형 기준)의 수익을 올렸다. 신흥국 주식형 펀드 65개의 같은 기간 수익률(11.22%)보다는 낮다. 최근 1년, 3년 수익률은 각각 -8.22%, 18.91%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