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대주주 확보도 현안…"4월 주관 증권사 선정, 매각절차 진행"
다시 상장폐지 위기 몰린 경남제약…"재감사받겠다"
지난해 상장폐지 직전까지 갔다가 회생 기회를 얻은 경남제약이 다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 재감사 등을 통해 위기 돌파에 나서기로 했다.

경남제약은 최근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이의신청 및 재감사를 추진하겠다고 31일 밝혔다.

비타민C '레모나'로 유명한 제약업체인 이 회사는 2018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에서 '감사 범위 제한으로 인한 한정' 감사의견을 받아 지난 28일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외부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은 "회사가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계약 상대방에게 순자산의 6.88%에 해당하는 선급금 20억원을 계상했으나 그 실재성과 손상평가, 자금의 흐름과 관련된 거래 적정성에 대해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감사의견 '한정'을 제시한 이유를 설명했다.

한정 등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으면 상장폐지에 대한 통지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경남제약은 내달 8일까지)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으며 신청하지 않으면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

이의신청을 하면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 심의를 거쳐 개선기간 1년이 부여된다.

이후 내년에 2019년도 재무제표 감사의견이 다시 비적정으로 나오면 상장 폐지되나, 적정으로 의견이 바뀌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거쳐 상장 유지 또는 폐지를 결정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경남제약은 김주선 대표이사 명의의 공지문을 통해 "이의신청을 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작년 재무제표에 대한 재감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감사를 거치지 않아도 1년간 개선기간이 나오지만 자발적으로 재감사를 받아 감사의견을 '적정'으로 수정하면 상장폐지 사유가 즉시 사라지기 때문에 상장폐지 리스크라는 짐을 좀 더 빨리 덜 수 있다.

경남제약은 "감사의견서에 나왔듯이 대부분 적절하게 회계처리가 됐으나 선급금에 한해 한정 의견을 받았다"며 "선급금은 작년 11월 지급했다가 올해 1월 10일 회사가 다시 회수, 보전했다"고 설명했다.

또 "감사보고서에 언급된 내부통제 제도의 취약점은 올해 1월 독립적 감사실을 설치해 상당 부분 개선했으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내부통제 제도를 점검, 보완해서 이 같은 지적사항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이번 비적정 감사의견 문제가 풀려도 기존의 경남제약 상장폐지 사유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은 좀 더 지켜봐야 할 사항이다.

작년 12월 경남제약은 회계처리 위반 적발 및 개선계획 미이행 등으로 인해 기심위에서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다가 올해 1월 개선기간 1년을 얻어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았다.

한국거래소는 확고하고 투명한 지배구조 및 경영체제를 확립하지 못하면 상장폐지가 불가피하다며 우량 최대주주 확보를 경남제약에 주문했다.

이후 넥스트BT와 바이오제네틱스가 경남제약 인수 경쟁에 나섰지만, 경영진 및 거래소와 조율되지 않은 경영권 확보 시도가 파행을 빚으면서 뚜렷한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경남제약은 이번 공지문에서 "절차적 정당성, 결과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최대주주 변경을 위해 4월 안에 주관사를 선정, 주관사 및 사내 경영혁신위원회의 자문과 심의를 거쳐 공정한 매각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경남제약이 재감사를 무사통과하고 우량 최대주주까지 확보해 이중의 상장폐지 위기라는 '산 넘어 산'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남제약은 지난 1957년 설립된 일반의약품 전문 제약회사로, 비타민C '레모나', 무좀약 '피엠' 등으로 유명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