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화장품 제조기업 기지개

中 화장품 기업서 수주 잇따라
국내 중소형사도 개발생산 맡겨
한국콜마·코스맥스 주가 '쑥쑥'
국내 의류, 신발 등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들은 ‘사양산업’으로 인식됐다.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데 인건비가 싼 동남아시아나 중국 기업 등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 때문이었다. 화장품 ODM들은 중국의 한한령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신발, 의류 업체들의 수주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고가 제품 위주로 수주 내용도 바뀌고 있어 실적 개선과 함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연에서 주연으로…OEM株 '화려한 변신'

구조조정 마무리, 승자 독식 시작되나

한세실업(18,350 +0.82%), 영원무역(33,900 0.00%) 등 의류 OEM 기업들은 지난해까지 이어진 글로벌 시장 치킨게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수익성도 악화됐다. 한세실업은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1.7% 줄었다. 하지만 구조조정이 막바지로 접어들고 저가수주 중심으로 경쟁하던 중국 업체들이 문을 닫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소형 OEM 업체들이 도산하면서 우량 기업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며 “미국 유통업체들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의류 OEM 사업이 완연한 회복기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실적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한세실업의 1분기 달러 주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영원무역 영업이익도 올해 218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화승엔터프라이즈(14,850 0.00%)는 가장 큰 고객인 아디다스그룹 내 점유율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2016년 13%였던 점유율은 내년 2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판매 가격도 높아지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1~12달러였던 평균 판매 가격이 올해 16~24달러로 높아질 전망이다.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올해 영업이익은 66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5.1% 증가할 것이란 게 증권가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다. 김한경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부터 고가 제품 생산 효과가 반영되며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화장품 시장 확대 수혜

중국 한한령에 고생하던 화장품 ODM업체도 살아나고 있다. 한국콜마(42,750 +3.26%)는 올 들어 9.93% 올랐다. 외국인투자자가 622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탄탄한 실적이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콜마의 올해 영업이익은 1469억원으로 전년 대비 63.3% 급증할 전망이다. 코스맥스(71,000 +1.87%)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50.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맥스 주가는 올 들어 14.23% 올랐다.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입김이 세지는 것이 ODM 업체들엔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마스크팩 등 기초 화장품을 파는 데 머물렀던 중국 기업들은 최근 고가 기초 화장품과 색조 화장품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 화장품 시장은 2017년 50억달러(약 5조6850억원) 규모에서 매년 11% 이상 성장하고 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기업들이 제품을 고급화하면서 믿을 수 있는 품질의 한국 ODM 기업에 주문하는 물량을 늘리고 있다”며 “한국콜마는 무석과 베이징 공장, 코스맥스는 광저우에서 이 같은 주문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화장품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콜마는 지난해 애터미, AHC 등 중소형 화장품 매출이 급증했다”며 “생산시설을 갖추지 못한 온라인 전용 브랜드 등이 늘어나며 수혜를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