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신흥국에 '베팅'하는 강방천 회장
‘1세대 가치투자자’로 잘 알려진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사진)이 자산운용시장에 새로운 승부수를 띄운다. 2008년 7월 코리아·차이나·글로벌 리치투게더 펀드를 각각 출시한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액티브 주식형 펀드 ‘슈퍼아시아 리치투게더 펀드’를 통해서다.

강 회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 신흥 아시아 지역의 경제가 성장하면서 19억 명에 달하는 이 지역 인구의 소비력이 커지고 있다”며 “이에 따른 투자 기회를 잡기 위해 다음달 1일 슈퍼아시아 리치투게더 펀드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 펀드는 인도와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신흥국 10여 개국을 투자 대상으로 한다. 금융·에너지·정보기술·소비재 등 10여 개 업종의 대표 기업에 투자한다.
亞 신흥국에 '베팅'하는 강방천 회장
중국이 ‘투자경제’에서 ‘소비경제’로 전환하는 것도 신흥 아시아에 큰 기회가 될 것으로 그는 보고 있다. 중국인의 소비는 중국과 가깝고 관광자원이 풍부한 동남아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2017년 중국인이 가장 많이 방문한 국가는 태국이다. 베트남(4위) 인도네시아(5위) 캄보디아(7위) 등도 상위권에 있다.

중국인의 소비 형태는 ‘소유 소비’와 ‘경험 소비’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 회장은 분석한다. 그는 “일시적으로 쓰고 버릴 목적의 소비가 아닌, 소유하기 위한 소비가 늘어나면서 글로벌 명품 시장이 수혜를 볼 것”이라며 “차별화된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가 확산되면 여행과 레저, 의료서비스 등에서 기회가 생긴다”고 말했다. ‘슈퍼아시아 리치투게더 펀드’는 관광·레저·헬스케어산업에 자산 15% 상당을 투자할 계획이다.

강 회장은 1999년 에셋플러스투자자문을 세웠다. 2008년 6월 자산운용사로 전환한 직후 코리아·차이나·글로벌 리치투게더 펀드를 각각 설정해 운용했다. 펀드를 백화점식으로 내기보다는 세 개의 펀드에만 운용 역량을 집중하자는 판단 아래 그동안 액티브 펀드는 내지 않았다. ‘리치투게더 펀드’ 3개 이외에 출시된 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아닌 로보어드바이저가 운용하는 ‘알파로보 펀드’(2017년 7월 출시)뿐이다.

대표 펀드로 꼽히는 ‘글로벌 리치투게더 펀드’(설정액 4500억원)는 설정 이후 이달 초까지 누적 수익률이 197.67%로 글로벌 주식형 펀드 상위 1%에 해당한다. ‘코리아 리치투게더 펀드’(1500억원)와 ‘차이나 리치투게더 펀드’(900억원)도 설정 이후 각각 124.85%, 98.65%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했다.

‘슈퍼아시아 리치투게더 펀드’ 운용은 ‘글로벌 리치투게더 펀드’를 운용한 정석훈 해외주식운용본부장, 이승우 해외운용팀 이사가 맡는다. 펀드는 신흥국 통화가치 변동을 반영하는 환 노출형으로 설계했다. 이 이사는 “변동성 위험은 국가·업종별 분산 투자로 낮출 것”이라며 “신흥 아시아 경제 성장을 고려할 때 이들 지역의 통화는 장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환 노출형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