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정정 감사보고서 공시…주식 거래 재개
아시아나항공(8,150 +11.19%)의 2018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이 ‘한정’에서 ‘적정’으로 바뀐다.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의 회계처리 지적사항을 수용해 재무제표를 수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은 신용등급 강등과 채권 상환 압박 우려를 덜수 있게 됐다.

[단독] '회계쇼크' 벗은 아시아나…감사의견 '적정'으로 전환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감사의견 ‘적정’을 받은 정정 감사보고서를 26일 공시할 예정이다. 지난 22일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한정’ 의견이 담긴 감사보고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지 나흘 만이다.

아시아나항공에 정통한 관계자는 “재감사를 통해 삼일회계법인에서 ‘적정’ 의견의 감사보고서를 다시 받게 됐다”며 “이번 사태를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금호그룹 최고위층까지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감사의견을 ‘적정’으로 돌리기 위해 삼일회계법인이 지적한 리스 항공기 정비와 마일리지 관련 충당부채를 더 쌓고 관계기업 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부분을 수정하는 등 재무제표를 정정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회계상 재무수치는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신용등급 하락 우려와 회사채 및 자산담보부증권(ABS) 같은 시장성 차입금 상환 압박은 잦아들 전망이다. 관리종목에서도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재무제표를 연결하면서 함께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던 금호산업도 적정 감사의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단독] '회계쇼크' 벗은 아시아나…감사의견 '적정'으로 전환

아시아나, 신용 하락·채권상환 압박 해소될 듯

아시아나항공이 유례없이 신속한 재감사 절차를 밟아 감사의견을 ‘한정’에서 ‘적정’으로 돌린 것은 회계리스크에 따른 시장의 파장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단지 회계처리의 문제가 아닌,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고 자칫 유동성 위기로 번지는 것까지 우려해야 할 상황이었다. 급한 불은 껐지만 아시아나항공은 회계상 재무수치가 더 악화되는 데다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상황이어서 추가 자구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일회계법인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지난 22일 ‘감사범위제한으로 인한 한정’ 의견을 낸 바 있다. 한정은 외부감사인이 기업 감사를 벌이던 중 자료 부족 등의 이유로 감사 범위가 부분적으로 제한된 경우 제시하는 의견이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삼일회계법인이 지적한 사항 중 일부만 수정하고 나머지는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맞서면서 갈등을 빚었다. 지난해 11월 시행된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안’(신외감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회계법인들이 극도로 보수적인 잣대를 적용한 영향이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금호그룹 최고위층이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삼일회계법인과 금호그룹 경영진 등이 협의해 신속한 재무제표 수정과 재감사를 결정했고 결국 한정을 받은 지 나흘 만에 적정의견으로 돌릴 수 있게 됐다.

금융당국의 압박도 있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대구·경북지역의 자영업·자동차 부품산업 현장 방문 시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나항공 ‘한정 감사의견’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으로 회사와 대주주가 좀 더 시장이 신뢰할 만한 성의있는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사의견은 적정으로 돌렸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회계상 재무수치가 크게 악화될 수 있어서다. 아시아나항공은 22일 정정 재무제표를 발표하면서 지난해 순손실 규모를 잠정실적 발표 때(104억원)의 10배가 넘는 1050억원으로 정정했다. 이번에 삼일의 지적사항을 받아들여 충당금을 추가로 쌓으면 손실 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다만 부채비율은 1000%를 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서면 일부 회사채에 대한 기한이익상실 조건이 발동돼 유동성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있었다.

아시아나항공은 감사의견 한정 사태로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타격을 입었다. 29일로 예정됐던 650억원 규모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무산됐고 채권 상환 압박과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몰렸다.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자산담보부증권(ABS) 발행 잔액은 1조1328억원에 달한다. 항공권 판매수익을 기초자산으로 한 이 ABS에는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이라도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떨어뜨리면 즉시상환 조건이 발동된다’는 특약이 걸려 있다. 22일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하향 검토 대상’으로 등록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이 KRX300에 잔류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관리종목으로 KRX300에서 제외될 위기에 놓여 있다. KRX300에서 제외되면 기관들의 매물 폭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전례가 없어 예단하긴 이르지만 주총 전 감사보고서를 고친 만큼 관리종목에서 해제되고 KRX300에도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수정/조진형/노유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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