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의 유통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이 기업공개(IPO)를 잠정 연기했다. 2017년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상환하기로 했다.
이랜드리테일은 22일 올 상반기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마친다는 계획을 당분간 접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백화점과 할인점 운영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이랜드리테일은 예상 기업가치가 조(兆) 단위인 대형 IPO로 시장의 관심을 받아왔다.
이랜드리테일은 재무적 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위해 상장에 나섰다. 이 회사는 2017년 프리IPO를 통해 FI들로부터 4000억원을 투자받을 때 올 6월 19일까지 상장 등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회계감리 문제 등으로 올 상반기에 상장을 마치기엔 시간이 촉박했다. 또 증시 상황 역시 회사가 원하는 수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기엔 녹록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주 이랜드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 상황에선 목표 시한을 지키기 어렵고 이에 쫓기다 보면 상장 성과가 기대보다 낮아 재무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랜드리테일은 대신 FI들이 보유한 주식을 사들여 자사주 형태로 보유하기로 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되면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이 회사 주식 100%를 보유하게 된다. 이 CFO는 “회사 자체 자금으로 FI의 엑시트가 가능하다는 건 그룹의 재무 성과를 반영한다”며 “그룹 재무의 건실화 작업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말 기준 이랜드월드의 부채 비율(연결재무제표 기준)은 172%로 추정된다. 향후 이 비율을 150% 이하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마켓인사이트 3월 22일 오전 4시15분감사인 등록제의 내년 시행을 앞두고 중소 회계법인 통합이 본격화하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인 회계법인만 상장사 외부감사를 맡을 수 있게 되면서 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가 잇따르고 있다.22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중소 회계법인인 동아와 송강은 최근 합병계약을 맺었다. 합병 법인 명칭은 ‘동아송강회계법인(박창하 박병곤 각자 대표)’으로 정했다.동아와 송강은 각각 24, 25일 사원총회를 열어 합병을 최종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약 20~30명씩의 회계인력을 갖춘 두 법인은 합병을 통해 등록 공인회계사 60명 이상, 매출 규모 140억원 수준의 20위권 중견 회계법인으로 올라설 전망이다.중소 회계법인들이 합병을 통해 규모를 확대하는 것은 지난해 11월 시행된 외부감사법 개정안(신외감법)과 후속조치로 시행될 감사인 등록제 등 제도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신(新)외감법은 9개 회계연도 중 6년은 자율적으로 감사인을 선임하고, 나머지 3년은 금융당국이 감사인을 지정하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가 핵심이다. 오는 10월부터 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매년 220여 개사의 감사인을 지정할 계획이다. 감사인 등록제는 등록 공인회계사가 40명(지방은 20명) 이상인 회계법인만 상장사 감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삼일·삼정·안진·한영 등 ‘빅4’ 회계법인에 비해 덩치가 작은 중소 회계법인의 합병이 줄을 잇는 이유다.황정환/안대규 기자 jung@hankyung.com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가 뉴욕증시에 재상장된 첫날 주가가 32% 급등해 주목받고 있다. 리바이스는 1985년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자진 상장폐지했다가 34년 만에 재상장했다.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리바이스 청바지 제조사인 리바이스트라우스는 이날 기업공개(IPO)를 통해 6억2300만달러(약 7030억원)를 조달했다. 주당 17달러에 3670만 주를 매각한 리바이스트라우스 주가는 31.82% 상승한 22.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리바이스트라우스는 1985년 대주주인 창업주 가족들 뜻에 따라 비공개 기업으로 전환됐다. 당시 회사 측에서는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 성과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을 내놨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실적 악화가 직접적인 이유라는 분석이 많았다.최근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청바지가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리바이스 재상장을 부추겼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청바지 시장은 2016년부터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선 뒤 성장 폭이 커지고 있다.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마켓인사이트 3월 21일 오전 4시5분홈플러스의 단기 신용등급이 한 단계 하향 조정됐다.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상장이 최근 무산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한국신용평가는 정기평가를 통해 홈플러스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낮췄다고 21일 밝혔다.이 회사 신용등급이 조정된 건 2015년 10월 이후 3년5개월 만이다. 수익 창출력이 약화된 게 첫째 원인이다.리츠 상장이 무산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14일 금융위원회에 리츠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공모가를 확정하기 위해 전날까지 진행한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 청약)이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