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부동산신탁, 업계 1위 노린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사진)이 “올해 중점을 두는 신규 사업인 부동산신탁사는 업계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투자저축은행,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 등을 거느린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최대주주다.

김 부회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열린 한국투자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해당 업계 수위권에 있는 증권 등 주요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부동산신탁사 역시 1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지난 3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를 받았으며 올 하반기 회사 설립을 마칠 예정이다. 한투부동산신탁(가칭)은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카카오, 현대해상화재보험, 우리은행, SH공사, 부동산 온·오프라인 연계(O2O) 기업인 다방 등 다양한 파트너를 확보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카카오와 연계해 핀테크(금융기술) 역량을 강조하고, P2P(개인 간 거래) 플랫폼을 활용해 젊은 세대의 자산 증식에 도움이 되는 상품을 내놓겠다는 전략도 주효했다. 김 부회장은 “조만간 대표이사를 정하고 조직 및 사업을 정비한 뒤 6개월 안에 부동산신탁사 본인가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최근 한투부동산신탁 외 대신자산신탁, 신영자산신탁 등 총 세 곳에 신규 인가를 내주면서 부동산신탁사는 현재 11곳에서 14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다만 신규사는 위탁받은 땅을 개발할 때 신탁사가 직접 사업비를 조달해 수익성 높은 차입형 토지신탁 업무를 2년 뒤부터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김 부회장은 “차입형 토지신탁 업무를 시작한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업계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부회장은 카카오뱅크와 관련, “카카오가 한국투자금융지주보다 지분율이 높은 최대주주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금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쳐 카카오뱅크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는 한국투자금융지주로부터 지분을 액면가로 매입해 지분율 34%로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최대주주 변경 후 카카오뱅크가 기업공개(IPO) 작업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인수합병(M&A) 계획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검토 중인 건은 없지만 새로운 기회가 있다면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한국투자금융지주 정기 주총에 상정된 △정관 일부 변경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은 모두 가결됐다. 호바트 리 엡스타인 사외이사를 재선임했고 김정기 전 KEB하나은행 부행장,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김태원 구글코리아 상무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