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을 자동으로 재투자하는 토털리턴(TR) 방식의 상장지수펀드(ETF)를 외국인 투자자가 대거 사들이고 있다. 오는 5월 상장사 배당금 분배를 앞두고 세제상 이점이 부각되면서 기존 ETF에서 갈아타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3월 들어 ‘KODEX 200TR’을 599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순매수 종목 1위다. 외국인 순매수 2위도 ‘TIGER 200TR’(1126억원)이었다. 4~5위는 각각 ‘TIGER MSCI Korea TR’(1046억원)과 ‘KODEX MSCI Korea TR’(690억원)이 차지했다. 3월 외국인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중 휠라코리아(3위, 1096억원)를 뺀 나머지 4개가 TR ETF였다.

TR ETF는 구성 종목의 가격 변동은 물론 배당수익도 함께 반영하는 총수익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편입 주식에서 배당금이 발생하면 투자자에게 분배하지 않고 바로 재투자한다.

전문가들은 배당금 재투자에 따른 세제 처리의 편리함 때문에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TR ETF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고있다. 일반 ETF에 투자해 중간에 배당금을 현금으로 분배받으면 배당소득세(세율 15.4%)를 납부해야 한다. 반면 TR ETF 투자자는 배당금을 분배받지 않기 때문에 배당소득세를 낼 필요가 없다. 다만 TR ETF는 팔 때 세금이 없는 일반 ETF와 달리 매도할 때 보유기간 과세에 따른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한국 주식을 ETF 형태로 장기 보유하길 원하는 외국인은 대체로 중간에 배당금 지급에 따라 배당소득세를 떼어가는 것을 원치 않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