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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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부터 시작된 상장사 이익 감소세가 올 1분기까지 이어지면서 투자자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와 기업 이익에 대한 기대가 ‘바닥’을 친 지금이 2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턴어라운드주) 매수에 나설 때”라고 조언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3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이 내놓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작년 말 제시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각각 33.0%, 52.8%가량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에 직면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이익 하향세가 가팔라지면서 올해 1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영업이익과 순이익 전망치도 전년 동기 대비 25.6%, 26.8%씩 낮아졌다.

증권업계에서는 기업 이익 수준에 대한 기대가 이미 바닥을 친 만큼 현재보다 추가적인 실적 하향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지난 3개월간 약 20% 하락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초(-22.4%) 다음으로 하향 조정폭이 컸다. 유명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폭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실적 둔화 우려가 컨센서스에 빠르게 반영됐다는 의미”라며 “이익 증가에 대한 기대가 가장 낮을 때 항상 주가는 바닥이었다”고 설명했다.

기업 이익 규모는 1분기 저점을 통과한 뒤 2분기부터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년도 4분기 실적 발표가 몰려 있는 2~3월은 계절적으로 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는 시기”라며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1분기 어닝 시즌(4~5월)에는 눈높이가 낮아진 상황에서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는 어닝서프라이즈 기업이 속출하면서 이익 추정치 역시 상향 조정되는 반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이 작년 하반기부터 경기부양 기조로 전환함에 따라 한국도 올해 2분기부터 제조업을 중심으로 실물지표 개선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수주 공백 등으로 부진을 겪은 유니테스트, AP시스템, 와이솔 등 정보기술(IT) 관련 종목과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하나투어, CJ CGV, 농심, 삼성엔지니어링, CJ대한통운 등을 유망한 턴어라운드주로 꼽았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한옥석 파트너는 “경기 부진 흐름이 이어지면서 상당수 기업의 실적과 주가가 하향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이런 여건을 극복해내는 소수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조명을 받는다”며 “진입장벽이 높은 업종에서 시장 점유율이 큰 기업 중심으로 실적 턴어라운드 여부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