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비핵화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건설주와 개성공단 관련주 등 남북한 경제협력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북한의 외교 실세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15일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이 충격을 줬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현대엘리베이터는 5800원(6.90%) 떨어진 7만8300원에 마감했다.

바닥 안 보이는 경협株
현대엘리베이터는 북한에서 전력, 통신, 철도 등 7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현대아산의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어 ‘경협 대장주’로 꼽힌다. 실적보다 남북 경협이 활성화되면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10월 말 7만9700원이던 주가가 제2차 미·북 정상회담 전날인 지난달 27일 11만7000원까지 약 넉 달 만에 46.8%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회담이 결렬된 지난달 28일 2만1700원(18.5%) 급락했고 이후로도 계속 주가가 하락세다.

금강산에 골프 리조트를 보유한 아난티(-9.44%), 농약 제조업체 경농(-9.76%), 비료업체 조비(-8.31%) 등도 이날 크게 떨어졌다. 좋은사람들(-8.54%)과 제이에스티나(-4.74%) 등 개성공단주도 조정을 받았다. 이들 종목은 모두 경협 활성화 기대에 힘입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크게 올랐지만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조정이 지속되고 있다.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미·북 간 견해차가 커지면서 경협 관련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미·북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방산주는 급등세를 보였다. 레이더 및 항행용 무선기기 제조업체 빅텍이 22.78% 급등한 것을 비롯해 LIG넥스원(4.25%), 한국항공우주(3.06%) 등이 강세를 보였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협주는 뉴스 흐름에 민감해 단기적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경협주 투자는 본업 경쟁력이 탄탄한 회사 중에서 가려서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주, 내수 수요가 받쳐주는 시멘트주 등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