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ETF, 中 보조금 확대 조짐에 '햇살'
글로벌 태양광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태양광산업에 대한 보조금 축소 방침을 밝힌 중국 정부가 최근 이를 철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미국 아메리칸증권거래소(AMEX)에서 인베스코 솔라(Invesco Solar) ETF(코드명 TAN)는 지난해 말 18.55달러에서 지난 8일 23.19달러로 4.64달러(25.01%) 올랐다. 이 상품은 맥 글로벌 태양광에너지 지수(MAC Global Solar Energy Index)를 추종한다. 글로벌 증시에 상장된 태양광 관련 기업들이 시가총액 비중대로 담겨 있다. 국가별로는 미국 기업이 35.5%, 중국 28.6%, 캐나다와 유럽이 35.9% 등을 차지하고 있다.

태양광 관련 주식은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5월 말 태양광발전소 신규 증설 제한, 보조금 축소 등의 내용을 담은 ‘태양광 정책 방향’을 발표하자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대체에너지 수요가 늘면서 몸값이 올랐던 태양광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해 말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중국 정부가 업계 반발과 경기 위축 등을 의식하면서 태도를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18일엔 태양광 보조금 삭감액 상당분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내용의 ‘태양광 발전 지원정책’이 현지 업계 관계자들에게 공개됐다. TAN ETF 전체 자산의 9% 이상이 투자된 세계 최대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 퍼스트솔라는 올 들어 나스닥시장에서 20.21% 상승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TAN ETF가 최근 급등했지만 추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이익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 수준)이 아직도 매력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블룸버그 컨센서스(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TAN ETF에 편입된 기업 매출은 지난해보다 2.7%, 영업이익은 263%가량 늘어날 전망”이라며 “이 때문에 최근 주가 급등에도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지난해 66배에서 올해 23배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