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인 피스톤 분야 국내 1위인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동양피스톤이 인수합병(M&A)을 통해 수소연료 전기차 부품사업에 진출했다.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 미래차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동양피스톤은 자동차용 배기시스템 전문기업 우신공업과 수소전기차용 인클로저 및 매니폴드 사업 인수계약을 지난 28일 체결했다. 인수금액은 39억원으로, 우신공업의 경기 화성공장 내에 있는 전용 생산라인과 13명의 엔지니어·생산인력을 인수했다. 동양피스톤이 인수하는 생산설비는 연간 약 5000대 분량의 부품을 생산할 수 있다.우신공업이 생산하던 인클로저와 매니폴드는 수소전기차에서 전기를 발생시키는 연료전지 묶음을 구성하는 핵심부품이다. 국내에선 우신공업만이 생산해 현대자동차에 납품했다. 생산 제품은 전량 넥쏘 등 현대차 수소전기차(FCEV)에 들어간다.내연기관 부품업체 동양피스톤이 사업다각화에 나설 수 있었던 데엔 탄탄한 실적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1967년 설립된 동양피스톤은 2001년 당시 국내 피스톤업계 3위였던 오리엔스를 인수하며 국내 1위, 글로벌 4위 업체로 성장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1119억원이었던 매출은 2017년 2942억으로 2.6배 증가했다. 작년 12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동양피스톤 매출 중 현대·기아차 납품 물량 비중은 40%대이고 절반 이상은 BMW, 아우디, 포드 등 해외 기업에서 나온다. 국내 자동차 업황 악화에도 동양피스톤이 올 3분기까지 매출 2446억원, 영업이익 130억원으로 선방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수소연료차 사업 진출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의 일환이다. 내연기관 위주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미래차 엔진에 ‘베팅’했다.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인 이 회사 매출은 2016년 298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정체 상태에 빠졌다. 동양피스톤 관계자는 “전체 매출에서 수소차 및 순수전기차용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확대할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내연기관에서 벗어나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동양피스톤은 앞으로 미래차 사업을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번에 인수한 생산설비를 100% 가동한다고 가정할 경우 올릴 수 있는 매출은 연 30억~40억원 수준이다. 현대차는 2022년까지 국내 수소차 보급량을 3만 대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대차 계획대로 되면 2022년까지 이 사업 매출은 지금보다 3~4배 이상 불어날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동양피스톤은 독일 포드(FORD MOTORS COMPANY LTD.)와 593억2300만원 규모의 엔진피스톤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공시했다.이는 지난해 매출액의 20.16%에 해당한다. 계약기간은 2023년 12월31일까지다.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경기 안산 반월시화산업단지 동양피스톤의 공장(사진)을 방문한 사람들은 두 번 놀란다. 우선 공장 겉모습과 달리 기계 주변마다 설치된 첨단 로봇들과 키오스크(무인자동화기기)에 처음 놀란다. 의외로 작은 소음에도 감탄사를 터뜨린다. 피스톤 주조와 절삭 작업을 위해 설치한 공정에 칸막이를 세워 소음을 잡는다. 전통 제조업의 이미지에서 번잡한 생산라인과 귀를 울리는 기계 소리를 연상한 사람들에게는 낯선 광경이다.국내 최대 피스톤 제조업체인 동양피스톤은 2016년 3월 스마트공장 도입 이후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임금이 오르고 일자리도 함께 늘어나는 혁신 기업 모델로 꼽힌다. 스마트공장 도입 이전에는 한 라인에서 한 제품밖에 생산하지 못했다. 하지만 생산 공정에 신기술을 융합하면서 다품종 생산이 가능해졌다. 기존 라인을 절반으로 나눠 다른 피스톤을 생산하는 식이다. 이정근 동양피스톤연구소 제품개발팀장은 “고용 인력은 줄어들지 않았는데 시간당 생산량은 10%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불량률도 26% 이상 감소했다. 생산 원가 절감은 자연스레 임금 인상으로 이어졌다.일자리도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었다. 공정마다 피스톤을 찍어내는 기계와 산업용 로봇을 관리해야 하는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생산 공정 밖 모니터룸에는 생산 달성률과 불량률, 가동률 등 공장 가동 상황이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동양피스톤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약 9%로 4위다. BMW와 아우디 등이 고객사다. BMW 미니에 들어가는 피스톤에는 QR코드를 레이저로 새겨 제품 생산 이력을 추적할 수 있다. 심지어 어떤 배합의 쇳물이 들어갔는지도 알 수 있다.경북 칠곡에 있는 화신정공도 스마트공장을 도입하면서 생산성과 고용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자동차 변속기의 모듈 부품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2017년 6월부터 11월까지 스마트공장을 구축했다.제조라인 10곳을 포함해 총 34개 공정에 실시간 모니터링을 구축했다. 한층 일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자 시간당 생산량은 40% 이상 개선됐다. 납기 준수율은 100%를 달성했다. 가장 큰 성과는 낮아진 이직률이다. 채용도 늘렸다. 지난해엔 청년 인력(만 40세 미만)을 11명 채용했다. 전체 인력(126명)의 10%에 해당한다.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